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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은 인종교체" 경악‥"당신 남편은?" 만평에 발칵

"저출생은 인종교체" 경악‥"당신 남편은?" 만평에 발칵
입력 2023-04-23 14:26 | 수정 2023-04-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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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출산율 1.24명.

    우리나라보단 높지만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두 자녀 이상 세금 면제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

    그런데 한 장관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이탈리아 농업 및 식량주관부 장관이 '인종 교체'란 단어를 쓴 겁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이탈리아 농업 및 식량주관부 장관]
    "우리는 인종 교체에 굴복해선 안 됩니다. 이탈리아인들이 아이를 덜 낳으면서 우리의 빈자리를 다른 이들이 대체하는 건 올바른 방향이 아닙니다."

    저출생 대책으로 이민 활성화 같은 정책을 검토하는 데 반대하는 맥락인 것으로 해석되는데, 즉각 거센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백인우월주의 시각이 담겨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이 속한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이, 과거 무솔리니가 세운 국가파시스트당를 계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 확산됐습니다.

    무솔리니의 왜곡된 순혈주의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인데, 중도 좌파 야당은 "이탈리아를 파시즘의 시대로 되돌리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일간지 '일 파토 티디아노' 1면에 만평이 실렸습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 '한편, 롤로브리지다 집에서는…' 이라는 두 줄짜리 문구 아래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이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흑인 남성이 "남편은?"이라고 묻자 백인 여성이 "걱정하지 마세요. 그는 온종일 인종 교체와 싸우고 있어요"라고 답하는 말풍선도 달려있습니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의 부인이 흑인 남성과 외도를 하면서, 남편은 인종 교체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하는 듯한 내용입니다.

    그러자 이번엔 이 만평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만평이 본래 풍자를 목적으로 하는 그림이긴 하지만 장관의 아내가 외도하는 것처럼 묘사한 건 지나치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롤로브리지다 장관의 아내가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여동생이라는 점에서 이탈리아 정치권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공직을 맡지 않은 여동생이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다는 점에 죄책감을 느낀다"며 "단순히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한 여성의 삶을 이용하고 찢어발겼다"고 맹비난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일간지 측은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느라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며 비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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