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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1위 지켰는데 눈앞에 만리장성이

배터리 1위 지켰는데 눈앞에 만리장성이
입력 2023-06-14 10:28 | 수정 2023-06-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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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1위 지켰는데 눈앞에 만리장성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는 누굴까?

    이 질문은 중국 시장을 넣느냐, 빼느냐에 따라 정답이 달라집니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 1위는 중국 기업 닝더스다이(CATL)입니다. 올해 1~4월까지 시장 점유율이 35.9%입니다. 2위는 중국 BYD, 점유율 16.1%. 3위는 한국 LG에너지솔루션, 점유율 14.1%입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2위가 LG에너지솔루션이었는데, 1년 새 BYD가 치고 올라왔습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자료 : 2023년 1~4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그럼 중국 시장을 제외한 세계 1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위입니다. 올해 1~4월 기준 점유율 27.8%. 중국 CATL은 점유율 26.5%로 2위로 내려갑니다. 중국 BYD는 6위로 밀립니다. 그만큼 중국 기업들은 내수를 업고 있는 거죠.
    (SNE리서치 자료: 2023년 1~4월 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을 빼고 다시 계산하는 이유는 중국 내수 비중이 워낙 크고, 독과점 체제기 때문입니다. 올해 새로 나온 전 세계 신규 전기차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는 주로 자국 배터리를 씁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을 자국 제조업체에 몰아줬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홈그라운드 이점을 제외하고 진짜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 중국을 빼고 다시 계산해 보는 거죠.


    K-배터리 선방..중국 폭풍성장

    중국 시장 제외하고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2위 CATL의 점유율 격차를 자세히 볼까요.

    CATL이 해마다 성큼성큼 쫓아오더니 올해 들어 격차가 1%포인트 남짓입니다. 바짝 붙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약 8%포인트 앞섰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CATL도 중국 밖 해외 시장에서 폭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3와 볼보 C40 같은 전기차들이 잘 팔린 덕분이라고 합니다.
    배터리 1위 지켰는데 눈앞에 만리장성이

    헝가리에 건설하는 중국 배터리 공장

    한·중 배터리, 유럽에서 격전

    유럽(EU)이 한·중 배터리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규모는 중국, EU, 북미 순서로 큽니다.

    중국 기업은 이미 자국 시장을 장악했고, 미국 가는 길은 막혔습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란 진입 장벽이 생겼죠. 미국 의회와 정부가 작정하고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배제하는 법이니까요. 중국 밖으로 나온 중국 기업들은 유럽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CATL은 지난해 말 독일에 공장을 완공했고, 헝가리에도 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EU 배터리 시장의 절대 강자는 한국입니다. 지난해 기준 점유율 64%입니다. 일찌감치 진출해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시장을 움켜쥐었습니다.

    EU 1위 한국은 이제 도전자 중국을 맞아 승부를 겨뤄야 합니다. 현 상황을 한국무역협회 최근 보고서 <글로벌 배터리의 최대 격전지, EU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EU에서는 대형 전기차 브랜드들의 배터리 수주를 받기 위한 한·중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을 배제한 채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과 달리, EU는 늘어나는 역내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중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기세는 만만치 않습니다. 간단한 숫자로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국 점유율 : 68→64%
    중국 점유율 : 17→34%

    위 수치는 2020년과 2022년을 비교한 한국과 중국의 EU 배터리 시장 점유율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불과 2년 만에 EU 시장 점유율을 2배 늘렸습니다. 한국은 다소 하락했습니다.
    배터리 1위 지켰는데 눈앞에 만리장성이

    중국 CATL이 만든 배터리 교체 시스템

    K-배터리 1위 지키려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몇 년 안에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함께 가는 신성장 산업입니다.

    배터리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태양광·풍력 전기 저장장치(ESS), 무인 항공기, 로봇 등 첨단산업으로 쓰임새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와 정부가 중국과 전략 경쟁하면서, 가장 먼저 반도체와 전기차 육성을 법제화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경제 안보의 핵심을 고성능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로 본 겁니다.

    배터리 시장이 고속 성장하면서 핵심 광물의 채굴-가공 공급망 확보, 전기차 제조업체와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중국은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제련량 기준으로 전 세계 코발트의 73%, 리튬의 67%, 니켈의 63%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코발트 광산은 주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데, 대부분 중국 소유입니다. 전 세계 전기차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지원도 업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초 민관합동기구인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 차세대 이차전지(배터리) 개발 등 4개 사업을 프로젝트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집중 지원하는 시작점입니다. 한·중 배터리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치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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