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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났다던 러 미사일, 어디서 쏟아지나 했더니

바닥났다던 러 미사일, 어디서 쏟아지나 했더니
입력 2023-06-29 10:15 | 수정 2023-06-2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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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났다던 러 미사일, 어디서 쏟아지나 했더니

    러시아 드론 공격당한 키이우 (2022. 10. 17)

    <러시아 미사일 바닥났나 했는데>

    지난해 10월 중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공습당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사용한 무기가 특이했습니다. 미사일이 아니라 자폭 드론, 이란제 샤헤드-136으로 추정됐습니다. 자폭 드론 공격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특이점은 또 있었습니다. 러시아군은 공중 목표물을 격추하는 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지상 공격에 여러 차례 사용했습니다. 미사일의 용도를 변경해 쓴 겁니다. S-300이라는 구형 미사일이었습니다.

    "정밀 미사일이 떨어지니까 드론과 구식 미사일을 쓰고 있다." 이런 분석이 나왔습니다.

    당시 영국 방송 BBC 인터넷판은 전문가를 인용해, 달라진 공격 양상이 미사일 부족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전문가는 "순항 미사일의 재고가 떨어졌거나 떨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러시아는 8개월 동안 미사일 4천500기를 우리에게 쏘았고, 이제 미사일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바닥났다던 러 미사일, 어디서 쏟아지나 했더니

    러 미사일 공격 당한 우크라 오데사 식량창고 (지난 14일)

    <빗나간 예측‥계속 날아오는 미사일>

    하지만 러시아의 미사일 대공습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초엔 키이우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미사일 81발을 쏘았습니다. 이 가운데 47발이 명중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16일 새벽 키이우에 미사일 18발을 공격했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6기, 순항 미사일 '칼리브르' 9기, 탄도 미사일 '이스칸데르' 3기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모든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바닥났다던 러 미사일, 어디서 쏟아지나 했더니

    러 미사일 잔해 살피는 우크라 경찰들

    <러시아 미사일 부품 수출 금지했는데 어떻게?>

    그럼 러시아의 정밀 미사일이 바닥나고 있다는 분석은 왜 나왔을까? 미국 반도체에 답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순항 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무기에는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칩이 들어갑니다. 이 반도체 칩은 미사일을 정확하게 목표물로 유도하는 전자두뇌 역할을 합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물론 반도체 칩도 포함됐습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시행해 온 수출 통제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한 것입니다.

    미국 상무부와 FBI는 지난해 6월부터 금수 품목 밀수에 대한 대대적인 합동 조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인 위장 사업자를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빈틈을 틀어막는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유럽의 수출 통제에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바닥났다던 러 미사일, 어디서 쏟아지나 했더니

    러 드론 격추하는 우크라 방공부대

    <여전히 러시아로 가는 외국 부품들>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의 KSE연구소는 아래 두 가지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획득한 러시아 무기 관련 자료
    ●러시아 무역 통계

    결론은 러시아가 여전히 한 해 수십조 원 규모의 외국산 군용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3~12월 203억 달러(약 26조 원)의 군사 장비용 부품을 수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021년 대비 불과 15% 감소한 수치입니다.

    러시아가 수입한 부품의 절반은 마이크로칩, 프로세서 등 반도체였고, 순항 미사일인 Kh-59, Kh-101, 칼리브르, 이스칸데르-K에 쓰였습니다.

    단거리 방공 미사일, 전차, 장갑차, 드론에서도 수입 부품이 발견됐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의 주요 군사 장비에서 1천57개의 외국 부품을 확인했는데, 나라별로 보면 ●미국 705개(66%) ●일본 75개(7%) ●독일 72개(6.8%) 순으로 많았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1일 이런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금수조치했는데‥허점은?>

    미국 기업들은 수출 통제에 따라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직접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많은 기업을 통해 판매와 재판매를 거쳐, 결국엔 러시아의 위장 회사가 부품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국적 유통 경로의 중심엔 중국이 있습니다. 지난해 3~12월 러시아는 주요 부품의 72%를 중국을 통해 수입했습니다.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수출 통제를 회피하는 '부품 세탁'은 위장 거래와 허술한 단속으로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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