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 화성-18형 논의 '빈손' 종료‥北 5년여만에 참석

유엔 안보리 [사진 제공: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현지시간 13일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으나 빈손으로 회의를 마쳤습니다.

안보리는 오늘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어 북한의 ICBM '화성-18형' 발사를 의제에 올렸습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요청으로 소집된 이번 회의에는 안보리 비이사국인 한국과 북한 대사도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북한이 안보리 회의에 직접 참석해 발언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7개월 만입니다.

한미일을 비롯한 서방과 북중러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예상대로 대북 규탄 성명이나 결의안 채택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맨 먼저 발언한 제프리 드로렌티스 미국 차석대사 대리는 "가장 강력한 용어로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한다"며 "올해 들어서만 ICBM 4번을 포함해 탄도미사일을 20번이나 발사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핵무기 운반체계를 20번이나 시험했다는 뜻"이라면서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우리 모두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맞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2개 이사국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며 북핵 문제에 대한 안보리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시노 미츠코 일본 차석대사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이번 미사일은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 전체와 심지어 남미 일부도 이번 미사일의 사정권에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이사국도 대부분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런 입장에 동조했습니다.

반면 장쥔 중국 대사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특정 국가의 반복적인 전략무기 전개와 군사적 압력 증대에 대해 우려한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미국의 위협 탓이라고 옹호했습니다.

장 대사는 "미국의 압박으로 북한은 어마어마한 안보와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의 한반도 주변 연합훈련이 "전례 없는 규모"라고 비판했습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러시아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군사 활동도 반대한다"며 미국에 화살을 돌렸습니다.

에브스티그니바 차석대사는 "한미일의 확장억제 조치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핵잠수함의 훈련 참가, 전략폭격기 전개 등을 거론한 뒤 "이러한 활동이 동북아와 아태 지역 안보에 불안정한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