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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늑대 전사, 친강이 사라졌다

중국의 늑대 전사, 친강이 사라졌다
입력 2023-07-28 15:15 | 수정 2023-07-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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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늑대 전사, 친강이 사라졌다

    케리 특사-왕이 부장 회담 (지난 18일, 베이징)

    최근 한국, 미국, 일본의 외교·안보 라인은 이 사람을 주목했을 겁니다. 중국 외교부장(장관) 친강.

    한 달째 공식 석상에서 사라져서 혹시나 했는데, 지난 25일 돌연 면직됐습니다. 뜻밖에 소식이었습니다. 상당한 파문이 일었습니다. 중국 국무원(행정부)에 5명뿐인 국무위원 중 한 명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퇴장당했으니까요.

    친강 부장이 안 보이는 동안 구구한 억측이 돌았습니다. 와병설, 비리설 급기야 불륜설까지. 중국 외교부는 "건강 문제"라고 해명했다가, 이내 "제공할 정보가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했습니다.

    정보가 없다? 모르겠다? 장관의 행방이 묘연한데 해당 부처의 공식 답변은 궁색했습니다. 궁금증은 의혹으로 커졌고, 지금도 왜 면직됐는지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친강은 7개월 만에 면직된 역대 최단명 외교부장이 됐습니다. 전임 부장인 왕이 위원이 10년간 재임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중국의 늑대 전사, 친강이 사라졌다

    돌연 면직된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늑대 전사, 친강의 퇴장

    친강은 '전랑(戰狼: 늑대 전사) 외교'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전랑은 중국이 힘에 기반한 보복 위협 같은 강압적 외교 전술을 쓸 때 일컫는 말입니다.

    친강에겐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주미대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1월, 미국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만이 미국의 힘을 업고 독립의 길을 계속 가면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이 군사적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대만 문제가 중국이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이라고 하더라도, 대사가 주재국과 본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외교의 선을 넘는 것이었죠.

    친강은 지난 4월 공개 석상에서 한국을 겨냥해 "대만 문제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과격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돌아온 왕이 미스터리

    친강의 갑작스런 면직도 미스터리지만, 후임에 친강의 상관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임명된 것도 의문투성이입니다.

    왕이는 외교부장직을 친강에게 넘기고 당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위원(최고위직 24명)으로 승진했다가 도로 외교부장을 겸직하게 된 건데, 이런 인사는 전례가 드뭅니다.

    왜 이런 난감한 인사를 했을까? 중국 지도부에 뭔가 사달이 나서, 우선 급한 불을 끄는 땜질 처방을 했다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혼란을 수습하고 급한 사안을 처리하는데 10년 장관 경력의 왕이 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거죠.
    중국의 늑대 전사, 친강이 사라졌다

    박진 장관-왕이 부장 회동 (지난 13일, 자카르타)

    늑대가 사라지면 늑대 외교도 없어질까

    지난해 말 친강이 외교부장으로 등장하면서 전랑 외교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늑대 전사가 사라졌으니 당분간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늑대 외교는 없을 거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2016년 시작된 사드 보복의 사령탑이 왕이 부장이었으니까요.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이 최근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옐런 재무장관·케리 기후특사와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고 있고,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해서 경제적 보복 같은 전랑 외교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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