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오늘 아시아 여러 국가에 대한 일본의 가해 사실과 반성의 언급 없이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지난해 표현만 되풀이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국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이 결연한 맹세를 앞으로도 관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와 함께 반성의 뜻을 표명해왔지만,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의 재집권 이후 이런 관행은 끊겼습니다.
일본 총리가 패전일 추도식에서 처음으로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인한 타국의 피해를 언급한 건 1993년입니다.
당시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는 "아시아의 가까운 여러 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모든 전쟁 희생자와 유족에게 국경을 넘어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글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희생을 초래했다"며 "깊은 반성과 함께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의 재집권 이후 첫 패전일인 2013년 8월 15일부터는 가해와 반성의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반면 나루히토 일왕은 오늘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