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관동대지진 학살 외면' 정부에 "역사 지워서는 안돼"

일본 도쿄 간토대지진 순난자 추도비 [사진 제공: 연합뉴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외면하는 일본 정부를 향한 현지 일부 언론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지난달 말부터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해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발언을 되풀이한 데 대해 "위험한 역사수정주의"라고 비판했습니다.

역사수정주의는 정설이 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일본 정부는 자국 중심의 역사관과 역사수정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사히는 마쓰노 장관이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많이 살해됐다고 인정한 2009년 중앙방재회의 전문 조사회 보고서에 대해 정부 견해가 아니라고 부정한 것도 반박했습니다.

아사히는 "회의 회장은 총리였다"며 "내용을 인정하지 않겠다면 근거를 제시해야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군과 경찰 자료 등에 기초해 작성된 훌륭한 '기록'이라고 강조하고 "학살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은 이외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아사히는 100년 전 제국 의회에서 야마모토 곤노효에 당시 총리가 "목하 조사 진행 중"이라고 말한 이래 조선인 학살 조사에 소극적인 일본 정부 자세가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각 기관에 자료 조사를 지시해 실태에 다가가고, 피해자에게 사죄해야만 한다"며 "차별과 편견에 바탕을 둔 인권 침해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