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탄핵 표결이 있었던 지난 토요일(12월7일) 저녁, 여의도에서 함께 탄핵을 외쳤던 26만여 명의 시민들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일까요?
그 날, 그 시각, 최소 26만 명.서울시와 KT의 공공 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생활인구데이터를 보면, 지난 7일 본회의가 시작될 무렵인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32만 5천여명이 운집해 있었습니다. 그 전주 토요일인 11월 30일 같은 시각에 6만 7천여 명이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죠.
12월 7일 오후 7시, 최소 26만 명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 겁니다.여의도는 직장인들이 몰리는 평일에는 점심 시간 즈음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고, 최고 15만 명에서 16만 명의 생활인구가 잡힙니다. 12월 7일에는 평일 피크 시간보다 두배 가까운 사람들이 몰린 셈입니다. 다른 주말보다는 4~5배가 많았고요.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 3일에서 4일에도 그래프가 출렁이는 게 보입니다. 계엄의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는 평소보다 1만 6천 명가량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의원과 보좌진, 언론인과 시민, 그리고 군인들도 몰렸을 겁니다.서울시가 제공하는 생활인구 데이터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특정 시점에, 특정 장소에 있었던 시민들의 거주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12월 7일 오후 5시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던 32만 5천 명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알 수 있는 거죠.
평범한 토요일인 지난 30일과 비교해보면, 평소와 달리 어느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명확해집니다. 평소(맨 왼쪽)에는 여의도가 속한 서울 영등포구가 가장 많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작구, 마포구에 거주지를 둔 사람들이 몰립니다. 반면에 12월 7일 오후 5시(가운데)에는 마포와 관악, 영등포 순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이 숫자에는 집회와 무관하게 평소 주말처럼 여의도를 찾았던 분들도 포함돼 있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서울의 각 자치구별로 7일에 여의도에 모였던 생활인구수에서 평범했던 11월 30일 기준 생활인구수를 빼봤습니다. 평소 주말에 비해 유독 그날 여의도에 체류하는 숫자가 늘어났다면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일 것으로 판단해보는 거죠.
그 결과 순위가 다시 한번 달라집니다. 당일 여의도에 있던 생활인구 숫자가 마포와 관악, 은평, 서대문, 송파 순으로 나타납니다. 평소에는 10위 안에 들어오지 않던 송파구도 5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또 서울 내에서는 강서나 성북, 노원에서, 또 경기 남양주나 성남 분당 등 수도권에서도 5천명 넘게 몰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소 주말에는 여의도에 거의 방문하지 않는 먼 곳에서도 왔다는 게 확인됩니다.
수도권 이외에도 충청남도 5,170명, 강원도 3,879명, 충청북도 3,304명도 이날 여의도에 온 것으로 집계됐습니다.시군구별로 인구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당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잡힌 생활인구와 비교해봤습니다.
인구가 많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참석한 경향성이 나타납니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건 어쩌면 다양한 일일텐데요. 그런데 마포와 관악, 서대문, 은평 등은 인구가 비슷한 시군구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시민들이 12월 7일 여의도로 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대와 30대 인구를 따로 비교했을 때 참여 패턴이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점선으로 그려진 선에 가까운 점들이 많을 수록 ‘경향성이 두드러진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전체 인구와 비교할 때보다 선에 가까운 동그라미가 더 많죠? 젊은 인구가 많은 시군구일 수록 더 많은 시민들이 탄핵집회에 참여한 겁니다.
오늘, 12월 14일 오후 4시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예정돼 있습니다. 오늘 집회에 나가시는 분들은 어디에서 출발하시나요?
데이터·시각화 : 브이더블유엘(VWL)
경제
장슬기
'분노의 밤' 여의도를 메운 시민은 어디서 왔을까?
'분노의 밤' 여의도를 메운 시민은 어디서 왔을까?
입력 2024-12-14 10:15 |
수정 2024-12-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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