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박세현은 극 중 조여화(이하늬)의 오른팔 연선 역을 맡았다. 자신을 구해준 여화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며, 그를 믿고 따르는 인물. 좌부승지 박윤학(이기우)과의 로맨스 케미도 펼쳤다.
최종회 시청률 시청률 18.4%(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MBC 금토드라마 역대 1위 신기록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둔 '밤에 피는 꽃'. 이하늬, 이종원의 활약 말고도 박세현 등 매력적인 조연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할머니 반응이 진짜 뜨거웠어요. 너무 재밌게 제 방송을 계속 보시더라고요. 할머니께서 라인 댄스를 다니시는데, 그곳에서도 '연선이 할머니'라고 불리시면서 몇 번 커피를 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밤에 피는 꽃' 합류 과정은 치열했다. 쪼그라든 드라마 시장, 조연 배우들이 설 기회는 점점 좁아지고 오디션 기회 한번 한번이 절실했다. 게다가 '밤에 피는 꽃'은 '별에서 온 그대', '뿌리 깊은 나무' 등을 연출한 장태유 PD의 신작이었다. "온 힘과 에너지를 다 쏟고 나왔다"는 박세현의 말이 허풍을 절대 아니었다.
박세현은 '밤에 피는 꽃' 합류를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PD님이 연선이가 가진 고유의 당차고 똑 부러진 모습을 내게서 유사하게 발견하신 것 같다"며 "합격했을 땐 어떤 언어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너무 기쁘고 설레고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한 지 17년째. 1998년생 박세현은 열 살 무렵부터 배우를 준비했단다. 아버지가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 연기학원의 눈에 띄어 연기를 배우게 됐고, 학원을 수료할 무렵 오디션에 덜컥 붙어 한 뮤지컬에 참여하게 된 것.
"제작발표회 무대에 올라 박수와 관심을 받았던 순간이 생경했지만 짜릿했어요. 그 느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 부모님께 배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박세현은 "예전엔 남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잘하는 배우로 보이고 싶은 욕심이 컸다면 이젠 '어떻게 하면 연기를 오래, 건강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항상 긴장 상태로, 불안하게 살다 보니 마음의 건강이 안 좋아지더라. '결국 끝에 남는 게 뭐지' 싶었다. 많은 작품을 했는데도 어두워졌다"는 박세현. 이하늬를 비롯한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고.
"'마음 관리를 잘해라'는 말씀을 한 번씩 던지고 가셨어요. 그렇게 스스로를 인정했어요. '맞다, 나는 애매모호한 인간이다. 스타성도 없을 수 있고, 악마에게 영혼을 판 연기력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스스로를 인정하니 뭘 해내려는 생각보다는, 즐겁고 재밌게 연기하자는 생각이 하늬 언니를 통해 열리면서, 마음의 짐과 안 좋은 욕심들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밤에 피는 꽃'으로 배우 수명이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행복한 작업 환경으로 치유를 받았다. 나에게 시간을 많이 쓰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해줘야겠다는 작품이 됐다. 열정이 화르륵 타올랐는데, 꺼지지 않고 은은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세현의 통통 튀는 연기가 매력적이었던 '밤에 피는 꽃'은 지난 17일, 총 12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제공 MBC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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