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도 극찬한 '성덕' 연상호의 '기생수: 더그레이', 전 세계 강타할까 [종합]

기생생물이 대한민국에 떨어졌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연상호 감독의 신선한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야기 '기생수: 더 그레이'가 찾아온다.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연출 연상호·류용재 작가 이하 '기생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연상호 감독, 류용재 작가를 비롯해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이 참석했다.

'기생수'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 작품은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 신체를 조종한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30개 이상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천 5백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 '돼지의 왕', '부산행', '서울역', '염력', '반도', '방법: 재차의', '정이' tvN 드라마 '방법'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괴이', '선산' 등을 연출, 각본한 연상호 감독이 '기생수'의 연출을 맡아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내가 원래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다. 만화를 공부하던 학생들 사이에서 원작 만화 '기생수'는 성경책 같은 존재였다"라며 "워낙 원작의 팬이었다. 어린 학생의 연상호가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상상을 많이 했었다. 그 상상에서부터 시작한 '기생수: 더 그레이'다"라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류용재 작가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런 아이디어로 만들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다행히 류용재 작가가 재밌어 했고 '마음대로 해봐라'는 답장을 줘서 그때부터 기획에 들어갔다"라고 했다.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연상호 감독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다른 생물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작품에 다양한 조직과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국 사회에 있는 여러 인간 군상 속에서 진정한 공존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건네고 싶다"라고 짚었다.

일본 원작과의 차이점에 대해 류용재 작가는 "일본 원작을 보면 기생물의 존재가 천천히 알려진다. 기생 생물이 인간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한국은 SNS가 발달된 만큼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된다. 기생물의 출현과 동시에 존재가 알려지게 되고 그에 따라 대응팀도 신속하게 만들어진다"라고 짚었다.

또 연상호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류 작가는 "감독님과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눈다. '기생수'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다. 처음에 이야기할 땐 '원작을 살 수 있겠냐'고 얘기했는데, 원작자가 '연상호 감독 마음 바뀌기 전에 빨리 도장 찍자'고 하시더라. 촬영 현장은 재미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재밌는 상상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놀이터 같았다"라고 표현했다.

앞서 이와아키 히토시는 '기생수: 더 그레이'를 먼저 감상한 후 "원작을 굉장히 존중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독자적인 발상과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엿보였고, 나는 원작자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관객으로서 즐겁게 봤다. 에피소드 별로 전개도 다이내믹하고 템포도 빨라서 굉장히 재미있었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기생수 하이디와 기묘한 공생을 하게 되는 수인 역의 전소니는 "너무 익숙한 제목의 작품이었다. 원작에 나온 일본이 아닌 한국을 배경으로 어떻게 스토리가 이어질지 궁금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보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여기에 내가 기생 생물과 공존할 수 있다고 하니까 흥분되는 부분이 있었다. 물론 어려운 지점이 있겠지만 욕심이 났다"라고 말했다.


구교환은 극 중 사라진 여동생을 찾기 위해 기생수를 쫓는 인물 설강우로 분한다. '괴이'로 연상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구교환은 "내가 좋아했던 작품의 세계관이다. 그 세계관의 일원이 됐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다. 또 연상호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때는 항상 적당한 긴장감과 즐거움이 있다. 그걸 또 잊지 못하고 감독님을 찾아왔다"라고 말해 연상호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이정현은 극 중 기생생물 전담반 더 그레이 팀의 팀장 최준경을 연기한다. 이정현 역시 원작의 팬이었다고. 그는 "워낙 원작이 유명하지 않았나. 거기에 연상호 감독이 세계관만 갖고 와서 새롭게 이야기를 펼친다고 해서 기대됐다.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보니까 굉장히 새로웠고, 연상호 감독이 만들어낸 준경을 연기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았다"라고 고백했다.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라고. 이정현은 "경찰대 교수이자 유명한 프로파일러다. 평범한 여자였는데 기생 생물에게 남편을 잃은 다음부터 돌변한다"라며 "기생 생물을 죽이는 걸 게임으로 생각할 만큼 정상적이지 않은 아주 강렬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정현은 출산 3개월이 지난 직후 장총을 들고 연기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은 출산하고 3개월 이후에 진행했다. 장총(긴 총)이 너무 무겁더라. 5kg 정도 됐다"라며 "출산 후 몸을 먼저 만들었다. 팔 근육이 없어서 자동차나 내 주변에 아령 3kg을 뒀다. 그렇게 하니까 총이 너무 가볍더라. 그런식으로 몸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연상호 감독은 "어떻게 보면 만화를 굉장히 좋아했던 마니아로서 넷플릭스라는 매체를 통해 '기생수'를 선보인다는 것은 내 덕질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 있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의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기분이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생수'는 오는 4월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다.



iMBC연예 장다희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