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30개 이상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천 5백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 '방법' '지옥' '돼지의 왕' '괴이' '선산' 등으로 독보적인 장르를 구축해 온 연상호 감독은 '기생수: 더 그레이'로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를 확장했다. 연상호 감독이 그동안 만들어왔던 이야기들이 전부 오리지널 시나리오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이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원작이 있는 작품의 세계관을 토대로 확장시켜서만들어 나갔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지만 요소는 대부분 원작에 있었던 것"이라며 "눈곱만큼이라도 나왔던 걸 다시 만들려고 했다. 수인과 하이디의 설정은 일본 원작에서 미기(기생생물)와 이즈미 신이치가 갖고 있는 설정을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OTT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글로벌 순위 1위에 올랐다. 공개되자마자 정상에 오른 것에 대해 연 감독은 "나도 작품 올라오고 SNS나 각종 리뷰를 찾아보면 전 작품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대가 되기도 했다"라며 "잘 시작한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삼체'가 부담스러웠다. '삼체'가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줘서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반응이 좋고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다른 부분은 무엇이었을까.연상호 감독은 "원작의 내용을 한국화 그러니까 현지화 시킨 작품이 아니라 완전히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일이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캐릭터니까 원작과 같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수인과 하이디의 관계가 극적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소통이 어렵길 바랐고, 직접 대화를 못 하게 만들었다. 성격도 전혀 다르다"라고 했다.

"시즌2에서 한국, 일본 세계관이 합쳐지는 거냐"는 물음에 연상호 감독은 "시즌2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넷플릭스가결정을 내려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당시 스다 마사키랑 얘기할 땐 시즌2 내용에 대한 구상은 있었다"며 "'어느 시점에 만나러 올 것'이라는 얘기만 나눴다. 그 부분에 대한 시나리오는 스다 마사키한테 구두로만 말했고, 이정현한테는 시나리오 보여준 기억이 있다"라고 했다.
한국에서 스다 마사키는 모델 겸 배우 고마츠 나나의 남편, 한국 드라마와 배우들을 폄하한 인물로 유명하다. 앞서 스다 마사키는 지난 2022년 한국 드라마와 배우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산 바 있다. 혐한 배우로 각인된 그를 '기생수: 더 그레이'에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연상호 감독은 "나는 그걸 전혀 몰랐다.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그렇고 스다 마사키도 그렇고 영화감독이자 배우 양익준과 친하다. 두 사람은 영화 '아, 황야' 시리즈에 출연해 호흡한 적 있다. 양익준 보려고 이 영화를 봤는데 나중에는 스다 마사키에 시선이 가더라. 그의 연기를 보고 '되게 좋은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스다 마사키의 작품을 더 찾아봤다"라고 말했다.

원작 만화 '기생수'가 말하고자 했던 '공존'이라는 주제를 '기생수:더 그레이'에도 담고 싶었다고. 연상호 감독은 "내가 생각한 포인트는 공존과 공생이었다. 모든 생물은 모두 기생하며 살아가지 않나. 의지라는 단어로 기생이라는 단어를 바꿀 수 있지 않나 싶었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많이 맞췄고 수인이 의지하며 살아간다는 걸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 관점을 잘 보여드리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은 '지옥 시즌2'다. 이와 관련해서는 "거의 후반 마무리 작업 중이다.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며 "흥행은 예측할 수 없지만 '지옥'이라는 세계관을 좋아하는 분들은 더욱 좋아하실 거다. '지옥 시즌1'을 안 본 분들도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총 6부작으로 제작된 '기생수: 더 그레이'는 넷플릭스에서 전편 시청 가능하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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