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시행될 보호출산제는 팽팽한 찬반 입장으로 인해 긴 시간 동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었다. 이 법은 왜 필요하고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 MBC 'PD수첩'은 모자의 생명과 아이의 권리를 두고 펼쳐진 보호출산제 논란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 산모와 아동의 생명이 최우선이다
“최근에 (베이비박스로 온 산모) 5명이 병원 밖에서 출산을 했어요. 태반을 달고 온 아기가 있었고, 탯줄을 집에서 소독 안 된 가위로 자르고 머리끈으로 묶고 와서...” - 황민숙 주사랑동공체 베이비박스 센터장
“어떠한 권리도 생명보다 앞설 수 없습니다. 생명이 있어야 그다음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오창화 전국입양가족연대 대표
2023년 6월, 수원시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2,236명의 유령 아동을 전수조사하며 밝혀진 일이었다. 이후 출생신고의 누락을 막자는 취지의 ‘출생통보제’의 도입이 급물살을 탔다. 이어 출생통보제가 시행된다면 병원 밖 출산이 발생해 위기 임신부와 아동의 생명이 모두 위험하다는 의견에 ‘보호출산제’가 함께 입법 절차를 밟았다.
제작진은 베이비박스 목사부터 전국입양가족연대 대표까지 보호출산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들은 병원에서 안전하게 출산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산모와 아동의 생명을 모두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한 명의 아이라도 살릴 수만 있다면 ‘보호출산제’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 익명이 낳은 아이의 미래
“최근에야 제 친가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들은 누구일까?’, ‘내가 왜 버려졌을까?’... 지금 저는 제 인생의 첫 장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 해외입양인 사나 브록(배선아) 씨
“보호출산제는 아동의 입장에서는 태어나자마자 고아를 만드는 제도인 거거든요. 너의 부모가 누구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가족과 살 수 있는 권리도 태어나자마자 박탈당하는 거고...” - 소라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임상교수
아이는 탄생하는 순간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익명 출산으로 태어난 아동의 삶을 걱정하기도 한다. 국내 보호출산제는 프랑스의 익명 출산 제도와 거의 흡사하다. 프랑스 내 익명 출산으로 태어난 아기는, 친모의 이름 대신 ‘X의 아이’라는 팔찌가 채워진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보호출산제로 태어난 ‘X의 아이’의 미래는 어떨까.
'PD수첩'은 친부모의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사례자들을 만났다. 보육원에서 나와 자립을 시작한 19살 청년, 46년 만에 친모를 찾고 있는 해외입양인 사나 브록(배선아) 씨, 쉰 살에도 어머니를 찾고 있는 조민호 씨. 이들은 친부모에 대한 정보도, 자신의 뿌리도 모른 채로 살아야만 하는 삶을 털어놓았다.
친부모의 정체를 알기 쉽지 않을뿐더러, 만남을 거절당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 보호출산제의 우려 사항도 ‘아동의 알 권리’였다. 위기임산부가 가명으로 아이를 출산해 자신의 정보를 자녀에게 알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머지않아 찾아온다. 세 사람의 과거, 곧 펼쳐지는 보호출산제의 미래는 아닐까?
찬성, 반대를 떠나 모든 사람은 보호출산제가 ‘최후의 선택지’로 쓰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모는 아이를 안전하게 출산하고, 아동도 온전히 양육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성을 고민할 때이다.
보호출산제의 논란에 대해 집중 탐구한 ‘X의 아이 – 보호출산제 논란’ 편은 5월 7일 밤 9시에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iMBC연예 김혜영 / 사진 제공 : MBC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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