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6일 현충일에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나는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린 영화 '쉬리'의 강제규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천만 관객을 동원,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날 강제규 감독은 "늘 하는 말인데 세월이 너무 빠르다. 오랜만에 4K 리마스터링 된 걸 쭉 봤는데 그때가 정말 바로 얼마 전처럼 느껴진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가 현장에서 모니터를 보고 배우, 스태프들과 교감하면서 찍고, 사계절 내내 고생하면서 찍었는데 이 영화를 다시 보니까 그 생생함이 아직 내 가슴 속에 뜨겁게 남아 있다. 벌써 20년이 지났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객 분들도 그런 관점으로 재개봉을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특히 이 영화는 지금 1~20대들이 극장에서 볼 기회가 전혀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 전쟁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1~20대 관객들이 관심을 갖고 우리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또 강제규 감독은 "아픈 현대 역사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가족 이야기와 희생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전쟁사를 다루고 있지만 정치적인 이슈나 히어로물이라면 세월이 지나서도 많은 분이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 영화일까 싶다"며 "개인의 서사나 주변 인물의 파편을 가장 많이 녹여냈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2004년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이와 관련해 강 감독은 "촬영하고 있는데 영화 홍보팀과 배급팀이 찾아와서 이 영화가 관객이 얼마나 될 것 같은지 물었다. '천만은 넘겠지'라고 생각했었다"라며 "당시 천만이라는 숫자는 감히 입에 올릴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확신이 있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장동건은 극 중 이진태 역을 맡았다. 서울 종로에서 구두 만드는 일을 하다가 한국 전쟁이 발발하며 가족들을 데리고 피난을 향하던 도중 진석(원빈)이 군인들에 의하여 끌려가는 소동에 휘말리게 되고, 동생과 같이 전쟁터로 강제 징집되는 인물이다.
20년 만에 재개봉하는 것에 대해 장동건은 "아직도 그때가 기억 난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그동안 미성년자들이 관람하기 어려운 걸 많이 찍었다.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1999년 개봉한 '연풍연가' 외에는 없더라.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연풍연가'를 보여줬는데 '너무 오글거린다, 못보겠다'고 말하더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영화 '아저씨' 이후 14년째 공백기를 이어오고 있는 원빈에 대해 강제규 감독은 "원빈도 참석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 아쉬운 마음은 장동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해외 출장 중에 재개봉 소식을 들었다. 원빈이 요즘 활동을 안 하니까 연락을 주고받은 지 4~5년 정도 됐는데 전화를 해보려고 하니 번호가 바뀐 것 같더라. 너무 아쉽다"고 말하며 속상해 했다.
이어 "대신 올해 20주년을 맞이했고, 제천영화제에서 자리를 다시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그땐 원빈에게 제대로 연락해서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동건은 "명절때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다 모이면 한국 전쟁 이야기를 많이 나누셔서 나는 그걸 듣고 자랐다. 그분들의 경험담, 피난 모습들, 그런 것들이 영화 속에서 구현 되니까 내가 자라면서 들었던 이야기가 구현돼 친숙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태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됐다"며 "내가 연기한 캐릭터 중에 가장 마음에 들고 애정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한편 '태극기 휘날리며'는 오는 6월 6일 재개봉 한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 iMBC DB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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