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폭풍 속 숨겨진 고대의 섬을 찾아 저주를 깨야만 하는 모아나는 더욱 강력해진 위협과 막다른 길에서 좌절감을 느끼지만 다시 한번 자신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찾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비포스크리닝

르네상스가 흥행 성적만으로 쓰인 건 아니다. 폴리네시아인 주인공을 내세운 '모아나'는 고전 영웅 신화를 따라가면서도 명료하게 현대적으로 변주된 작품이다. 정형화된 공주 캐릭터로 주인공을 가두지 않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모아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나는 공주가 아니"라고 당당히 밝히게 만든다. '모아나'가 공주물이 아닌 '여성 영웅 서사'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다.
압도적인 영상미로도 사랑받았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만큼 파도 등을 이질감 없이 구현해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당시보다 진보된 애니메이션 기술은 자연스레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부른다.
7년 만에 개봉하는 '모아나2'는 2024년 애니메이션 영화 글로벌 사전 최고 예매량을 기록 중이다. 티저 예고편 공개와 함께 1억 7,8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고 조회수를 경신하며 기대를 모았다. 전편의 흥행을 이끈 드웨인 존슨이 다시 한번 마우이의 성우로 합류해 진정성 있는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애프터스크리닝

작품의 메인 키워드는 '길'이다. 모투페투로 향하는 길은 아무도 모르지만 모아나 일행은 하늘 위를 그리는 유성의 궤적을 따라간다. 그러던 중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주던 유성이 펑 터져 사라진다. 그때부터 '길 잃은' 모아나의 진정한 여정이 시작된다.
길을 헤매는 모아나와는 달리 작품은 내비게이션을 켜고 항해하는 영웅담의 형태를 취한다. 끊임없이 길을 헤매도 결국 목적지에 안전하게 보내주는 내비게이션처럼, 모아나는 '모로 가도' 모투페투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항해한다.
모아나가 항해하는 바닷길은 곧 영웅이 될 운명을 부여받고 시련을 극복하는 고전적인 영웅 설화의 서사이기도 하다. '모아나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아나가 영웅으로서 과업을 성취하는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이는 작품이 길을 잃지 않으려 전작의 성취를 안전하게 답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어진 길을 따라가는 것에만 천착하지 말고, 길을 헤매도 괜찮다"고 말한 마탕이의 조언으로 과감히 '다른' 길을 택한 모아나의 행보와 비교해보면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복제된 서사, 단조로운 모험의 아쉬움을 지우는 건 더 커진 기술적 스케일이다. 폭풍을 뚫고 끝내 모투페투에 '터치다운'하는 모아나의 시퀀스는 전작과 비교해 압도적인 애니메이션 비주얼을 뽐낸다.
결말에 이르러 모아나의 신체에는 마우이와 유사한 문신이 새겨진다. 마우이의 이야기가 모투누이 부족에게 그림으로 남아 오랫동안 구전됐듯이, 비로소 모아나의 영웅담도 완성된다.
'모아나2'는 27일 극장에서 개봉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이 기사의 저작권은 i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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