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관과 경북경찰청 팀장의 통화 내용입니다.
해병대 수사관은 이날 분명히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인계'를 했는데도, 왜 경북경찰청이 "자료를 제공받았다" 수준의 입장을 표명했는지 몯습니다.
[해병대 수사관(8월 2일 통화내용)]
"사건 인계서 공문까지 저희가 다 편철을 해서 인계를 드립니다 하고 왔는데, 사실 뭐 지금 구체적으로 저희가 들어보니까 인계받은 게 아니고 자료를 제공받은 정도로만 이런 식으로 경북청에서 일단 입장을 표명을 하셨던데 그 사유에 대해서 궁금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경북경찰팀장]
"예, 수사관님 저희들도 내부에 지금 검토 중에 있고요."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밤 8시 15분쯤으로, 군 검찰이 경찰로 넘겨졌던 수사기록을 회수해간 직후입니다.
정황상 공식 이첩한 사건을 왜 다시 넘겨줬느냐, 이첩된 자료를 군이 다시 가져가겠다 하면 경찰이 반발했어야 하지 않냐는 취지의 질문으로 보입니다.
[해병대 수사관]
"아까도 저희가 말씀을 드렸지만 이러한 외압적 부분에서 저희도 이렇게 하지만 '청에서 분명 외압이 들어올 거다'라고 저희가 말씀드린 건데, 저희는 조금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워서…"
[경북경찰팀장]
"저희들도, 제가 뭐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저희들도 지휘부에 검토 중이라서, 일단은 안 그래도 저희 대장님도 헌병대장님한테 전화를 받으셨더라고요."
해병대 수사관은 "저희는 정상적으로 다 했는데 결국은 죽일 놈이 됐다"며 "모든 상황이 실망스럽다, 공식적으로 이첩 공문도 다 가지 않았냐"고 토로합니다.
다음날 다시 이뤄진 통화.
해병대 수사관은 전날보다 격앙된 어조로 자신들이 지금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데, 경찰은 왜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해병대 수사관(8월 3일 통화내용)]
"이거 너무한다 생각 안 하십니까? 저희가 범죄자 취급받으면서 지금 압수수색당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경북경찰팀장]
"하… 맞습니다."
[해병대 수사관]
"사실 규명을 위해서 책임자를 찾고 진실 밝히고, 이게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왜 경북청에서는 왜 아무것도 안 하십니까? 왜 그러십니까? 진실을 밝히는 게 잘못되었습니까?"
[경북경찰팀장]
"아니 그거 잘못된 것 아닙니다 수사관님."
이날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은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는 국방부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항명죄 혐의가 제기된 상황.
이첩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도, 졸지에 봉변을 당하고 있다는 해병대 수사관의 호소가 이어집니다.
[해병대 수사관]
"저희 수사단장님이 형사입건됐습니다. 휴대폰도 압수당하고 압수수색 다 들어오고 여기도 동시에 다 들어와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 사건기록이 그렇게 가야 되고, 왜 경북청에서는 이첩받았다고 정당하게 말을 못하시고,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무서울 줄은 몰랐습니다. 다음에 꼭, 사건이 꼭 거기로 가면 철저하게 수사를 좀 해주십시오 팀장님."
[경북경찰팀장]
"알겠습니다."
[해병대 수사관]
"저희 무고한 해병대원이 한 명 죽었습니다."
항변을 듣던 경북청 팀장은 무기력감을 느꼈는지 흐느끼기 시작하고, 전화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해병대 수사관]
"부모님 앞에서 저희가 맹세를 했습니다. 맹세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혀서, 그 예방의 목적에, 저희도 예방 못 했다면 저희도 처벌받겠다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화주셔서 팀장님."
[경북경찰팀장]
"(흐느낌) 알겠습니다."
[해병대 수사관]
"감사합니다 팀장님. 저 해병대 906기입니다. 대선배인 것 알고 있습니다."
[경북경찰팀장]
"(흐느낌) 알겠습니다."
통화기록을 공개한 군인권센터는 "경찰에도 이첩 취소 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외압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정치
임명현
"외압 들어올 거라 말씀드렸잖나"‥"박대령 잘못 없다" 흐느낀 경찰
"외압 들어올 거라 말씀드렸잖나"‥"박대령 잘못 없다" 흐느낀 경찰
입력 2024-01-16 17:38 |
수정 2024-01-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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