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없었다면 해당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사령관은 오늘 오전 용산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상관 명예훼손 혐의 2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김 사령관이 법정에 입장하자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박 전 단장은 즉각 일어나 "필승" 구호와 함께 그에게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박 전 단장 측 변호인은 '이종섭 장관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면, 사령관은 이첩을 막을 특별한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김 사령관은 "장관님 지시가 없었으면 정상적으로 이첩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김 사령관은 "수사단을 신뢰했고, 이첩 전까지 수사를 위한 모든 권한과 여건을 보장했다"면서도 "수사 내용은 이첩보류 지시와는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며 박 전 단장이 자신의 지시를 어기고 사건을 보냈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김 사령관이 당시 이종섭 전 장관의 군사보좌관이던 박진희 육군 준장과 나눈 메신저 내용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앞서 김 사령관은 박 전 보좌관에게 유족 여론 악화 가능성과 야당의 쟁점화 등을 이유로 수사결과의 경찰 이첩을 늦추기가 어렵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를 두고 변호인은 '이 메시지가 결국 사령관 생각 아니었느냐'는 질문을 했는데, 김 사령관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판단을 글자 하나도 안 바꾸고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자꾸 저렇게 생각했냐고 묻는다면 답변 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8월 2일 박정훈 전 단장의 부하와 통화하면서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수사단원들의 동요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휴정 시간에 일부 방청객은 김 사령관을 향해 야유를 쏟아내기도 했는데, 해병대 군복을 입은 한 방청객은 "사령관 당신이 해병대 정신을 말살하고 있다, 외압이 있었다고 말하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정치
이동경
"장관 지시 없었으면 정상 이첩" 사령관 발언에 '술렁' 했지만‥
"장관 지시 없었으면 정상 이첩" 사령관 발언에 '술렁' 했지만‥
입력 2024-02-01 18:23 |
수정 2024-02-0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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