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병식 주석단에 나란히 앉은 김정은과 딸 주애 [자료사진 제공 : 연합뉴스]
그동안 탈북민 면접조사 결과를 '3급 비밀'로 분류해 비공개해왔는데, 이번에 비밀을 해제하고 보고서로 펴냈습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이후 평양 건물도 많이 건설하는 등 북한 주민들의 민생이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들이 일각에서 나왔다"며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그러한 평가들은 일종의 착시"라고 밝혔습니다.
구 대변인은 "외관상 북한 주민들의 민생 부분에서 개선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북한 당국의 정책이나 노력의 결과가 전혀 아니라 북한 주민 스스로 시장을 통해 해결한 결과라는 걸 보고서가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백두혈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탈북민들의 답변이 최근 들어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비교적 최근(2016∼2020년) 북한에서 탈출한 주민 가운데 북한 거주 당시 '백두혈통 영도체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인식한 비율은 29.4%에 그쳤습니다.
2000년 이전에 탈북한 이들이 해당 답변이 57.3%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입니다.
또 북한에 거주할 때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정당하지 않다고 여겼다는 답변도 탈북시기에 따라 2011∼2015년 47.9%에서 2016∼2020년 56.3%로 상승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 주민 전체의 여론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탈북민의 인식 변화 양상을 볼 때, 백두혈통 기반 영도체계에 대한 인식의 균열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만성적 경제난으로 북한 당국의 무임금·무배급이 장기화하면서 식량을 시장에서 조달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로 붕괴한 배급제는 회복되지 않아, 2016∼2020년 탈북한 이들의 72.2%는 식량배급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공식 직장에서 노임과 식량배급 모두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2000년 이전 탈북민도 33.5%로 꽤 높았지만, 이후에도 계속 상승해 2016∼2020년 탈북민은 50.3%를 기록했습니다.
배급제 붕괴에도 북한에서 하루 세 끼를 먹었다는 답변은 탈북 시기에 따라 '2000년 이전' 32.5%에서 2016∼2020년 91.9%로 많이 늘었는데, 이는 식량을 시장에서 조달하는 주민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보고서는 2020년까지 북한에서 탈출한 주민의 증언을 분석한 것으로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고 통제를 강화한 이후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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