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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강사 지문과 같았던 수능영어 23번 오리무중‥감사원 "유착관계 확인 못 해"

일타강사 지문과 같았던 수능영어 23번 오리무중‥감사원 "유착관계 확인 못 해"
입력 2024-03-11 15:34 | 수정 2024-03-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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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타강사 지문과 같았던 수능영어 23번 오리무중‥감사원 "유착관계 확인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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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의 지문이 시험 직전 사교육 업체가 만든 모의고사에 실려 '사전 유출'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감사원은 "관련자 사이에 구체적인 유착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넉 달 동안 사교육 시장 참여와 관련한 교원들의 복무실태에 대해 현장 감사를 실시했다면서 이같은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현직 고교 교사 A는 2022년 3월 미국 하버드대 선스타인 교수의 저서 <투 머치 인포메이션> 중 79쪽의 내용을 토대로 EBS수능 연계 교재에 실을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대학교수 B씨는 2022년 8월 이 교재에 대한 감수를 마쳤는데, 두 달 뒤 수능 출제 위원으로서 문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앞서 A씨가 썼던 지문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A씨와 친분이 있는 다른 고교 교사 C도 이 지문을 토대로 문제를 만들어 유명 사교육 업체의 이른바 '일타 강사'에게 제공했고, 수능 두 달을 앞두고 이 문제는 '일타 강사'가 강의한 모의고사에 실렸습니다.

    2022년 11월 수능시험 이후 '지문 유사성' 논란이 일었고,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접수된 관련 이의신청이 215건이었다고 감사원은 전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교사 A와 C가 친분이 있고 해당 '일타 강사'가 평소 EBS 교재 파일을 받으려고 노력한 점 등은 확인했지만, 지문이 어떻게 넘어간 것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부실 관리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감사원은 평가원이 2020년부터 2년 연속으로 해당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를 구매해 문항 중복 여부를 검사했지만, 재작년에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검증을 누락했다고 전했습니다.

    평가원 담당자들은 또, '지문이 같아도 문제 유형이 다르면 기출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자문 결과를 활용해 해당 안건이 이의심사 실무위원회 심사 대상에서 빠지도록 한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이른바 '문항 공급 조직'을 만들어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공급하고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로 현직 고교 교사와 학원 강사 등 56명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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