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통일자문회의 참석차 방한한 카르스텐 슈나이더 독일 연방총리실 정무차관이 "한국은 북한 주민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통일이라는 목표를 잃지 않고 유지해야 예상치 못한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독특임관을 겸임하고 있는 슈나이더 차관은 오늘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면담한 후 취재진과 가진 약식인터뷰에서 "통일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을 것인지, 정치인들이 그 기회를 잡으려고 결심하는지가 통일이 달성될지 결정한다"면서 이같이 제언했습니다.
또 자신의 분단 경험을 바탕으로 동독 주민의 자유를 향한 갈망이 통일의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슈나이더 차관은 "동독에 살았던 10대 때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주변 공산권 주민들이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한다고 느꼈다"며 "북한의 청소년들에게도 마법의 단어인 '자유'를 말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통일보다는, 자유로운 왕래가 보장되는 2국가론이 한반도에서 현실적이라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 "동독은 처음으로 자유롭게 선출된 의회가 투표로 통일을 결정했다"며 "2국가 체계 공존을 택할지는 남과 북이 자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통일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동서독 통일은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성공"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북한이 작년 말 동족과 통일을 부정하고 '2국가론'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북한이 대외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지만, 그것이 북한 내부문제를 잠재우려는 행동인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슈나이더 차관과 동행한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는 주북 독일대사관 재가동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독일은 지난 2월 평양 주재 대사관 시설 등을 점검하기 위해 북한에 답사단을 파견했습니다.
슈미트 대사는 "대사관 부지와 건물 내 상태를 기술적 측면에서 진단하고, 대사관을 재가동할 경우에 대비해 외교관 출입국 규정, 의료 등 생활 여건이 어떤지 둘러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재가동 시점이나 규모뿐만 아니라 재개 여부 자체도 독일 정부가 북한과 양자 협의를 거쳐 결정할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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