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2주년을 맞아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출간하고, 재임 기간 동안 3번의 남북정상회담, 58번의 순방외교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외교안보 비화를 공개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회고하면서 "김 위원장이 '나도 딸이 있는데, 딸 세대한테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면서, '핵을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고 전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2018년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담소를 나누면서, “미국이 우리들의 진정성을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 문 대통령께서 그런 얘기를 미국에 잘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문 대통령과 케미스트리가 정말 잘 맞는다, 최상의 케미다' 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면서, "무례하고 거칠다는 평가도 있지만 나는 그가 솔직해서 좋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이었다"며, "만나는 순간에는 좋은 얼굴로 부드러운 말을 하지만 돌아서면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서훈 국정원장이 국정원과 북한 통일전선부 간 비공식 연락 채널을 만들어 서로 소통했다는 얘기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니다.
또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선호했던 장소는 판문점, 그 다음은 몽골의 울란바토르였지만, 미국이 둘 다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싱가포르로 결정된 사연과 함께, 문 전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당연히 노벨평화상을 받게 될 거'라고 설득한 이야기도 담겼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에게 "직통전화 대신 확실히 보안이 지켜지는 이메일로 소통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북한 쪽에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지연되면서 실패한 일도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는데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고 불만스러워 한 것과, "언젠가 연평도를 방문해서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고통을 겪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문 전 대통령에게 얘기한 사실도 책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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