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께서 국무회의를 거친 순직 해병 특검 법률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법이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일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입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이번이 10번째입니다.
정 실장은 "이번 특검법안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삼권분립 원칙하에서 수사와 소추는 행정부에 속하는 권한이자 기능"이라며 "특검제도는 그 중대한 예외로서 행정부 수반이 소속된 여당과 야당이 합의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은 특별검사 후보자의 추천권을 야당에만 독점적으로 부여해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을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또 "특검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수사의 공정성·객관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 해 도입하는 제도"라며 "현재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고, 민주당이 공수처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건 자기모순이자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번 특검법은 "야당이 고발한 사건의 수사 검사를 야당이 고르겠다는 것으로 수사의 공정성·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실시간 언론브리핑을 통해 법상 금지된 피의사실 공표를 허용해 잘못된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대통령은 이미 수사를 지켜보고 봐주기 의혹이 있거나 납득이 안 될 경우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밝혔다"며 "채 상병의 안타까운 사망이 더 이상 정쟁의 소재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국회의 신중한 재의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채 상병 특검법은 국회에서 재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며, 민주당은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헌법의 수호자라는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이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대통령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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