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훈련병은 운명이라 생각"‥'피꺼솟 발언' 전 장성 누구?

과거 하나회 출신으로 알려진 예비역 장성이 '훈련병 얼차려 사망 사건'을 두고 "해당 중대장은 형사처벌하면 안 된다, 유가족들은 운명이라고 생각하라"는 주장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육해공군 해병대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성우회에 "중대장을 구속하지 말라, 구속하면 군대훈련 없어지고 국군은 패망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육군중장으로 예편한 문영일이라고 돼 있습니다.

문 씨는 "순직 병사의 명복을 빌고 부모님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임무완수를 위해 노력을 다한 훈련 간부들을 민간 사법체계가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것에 크게 실망했고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훈련병이 쓰러지자 훈련을 멈추고, 훈련병을 민간 병원 응급실까지 이전하도록 조치한 것은 적절한 조치를 다한 것"으로 중대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어 문 씨는 "희생자 가족들은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 고통을 당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운명이라 생각하고,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쳐 국군 충혼전당에 설 순직용사를 봐주길 전체 국민은 기도드릴 것"이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특히 그는 "군 사건을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에 넘기는 것은 종북좌익 정권시절 군을 약화시키기 위해 취해진 조치"라며 "군인권센터의 소원에 따라 사건 수습이 진행되면 국군의 훈련 정도가 타락하고 유사시 국군이 패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씨는 육군사관학교 14기 출신으로, 과거 전두환을 중심으로 군사반란을 일으킨 하나회 명단에도 이름이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중대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고성균 전 육군훈련소장은 "육군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고 특히 선착순은 일제의 잔재"라며 "훈련병들을 인간이 아닌 부품처럼 생각한 것 같다, 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씨가 이 같은 글을 올린 지난 21일 가혹한 군기훈련으로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모두 구속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