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막말 논란으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던 국가인권위원회 김용원 상임위원이 차기 인권위원장 자리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변호사시절 대한변호사협회 징계를 받고도 "이 나라 법조는 나를 징계할 자격이 없다"며 반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에 따르면, 김 위원은 편법 사실조회 이력으로 지난 2003년 대한변협으로부터 과태료 5백만 원의 징계처분을 받고 불복해 낸 이의신청서에서 "나를 징계하기 이전에 검찰, 법원, 변호사단체에 대한 조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은 지난 2002년 자신이 맡은 한 이혼사건에 대한 은행계좌 사실조회를 신청하면서, 해당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안상영 부산시장 성추문 사건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의 남편에 대한 대출금 변제내역 등을 끼워넣어 편법으로 사실조회한 사실이 적발돼 변협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당시 변협은 김 상임위원에 대해, "거래내역 관련 정보를 부당한 방법으로 취득하고, 그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하는 등 변호사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김 위원은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후 법무부는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징계 혐의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김 상임위원에게 모두 부담시키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했다"며 과태료를 3백만 원으로 감경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MBC와 통화에서 "이미 오래 전 일로 기억이 잘 나지 않고, 직원의 사무착오에 의한 실수로 보인다"며 "이 문제가 인권위원으로서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된다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서미화 의원은 "맡은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의 금융 거래정보를 조회한 사실 자체가 국민적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인권위에서도 반인권적 언행을 일삼는 김 위원은 조속히 사퇴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UN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5일, 김 위원이 군 사망사고 유족들을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한 것과 관련해 김 위원의 인권 탄압에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한국정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직 인권위 상임위원 문제로 유엔 특별보고관이 정부에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오는 9월 송두환 위원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어제까지 차기 위원장 후보자 공모를 받은 가운데, 김 위원도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
김지인
[단독] "인권위원장 지원 김용원, 과거 변협징계에 '법조는 날 징계할 자격 없어'"
[단독] "인권위원장 지원 김용원, 과거 변협징계에 '법조는 날 징계할 자격 없어'"
입력 2024-07-17 19:04 |
수정 2024-07-17 19:04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