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6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면서 "부패한 정권의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함께 밝혔습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출마 기자회견이 끝나고 난 뒤, 포털 사이트에서는 뜻하지 않게 '도리도리'라는 키워드가 화제가 됐습니다.
윤 전 총장이 출마 선언 내내 고개를 계속 좌우로 흔들면서 말하는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도리도리 윤'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오죽하면 본인도 '도리도리 아빠'라며 '셀프 디스'를 자청했습니다.
(관련 기사 https://www.etoday.co.kr/news/view/2051055)
그런데 석 달쯤 지난 뒤, 윤 후보의 '도리도리'가 줄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109070275)
'도리도리' 키워드가 현재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이 불가능한, '금기어'가 됐는데, 이게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관련 기사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718140)
그런데 어젯밤 MBC 취재진이 직접 만난 명태균 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 '도리도리'가 소위 '쩍벌'(다리를 넓게 벌리는 습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상당히 큰 콤플렉스였는데, 본인의 분석과 아이디어로 해결된 거라며, 비화를 하나 들려 줬습니다.
[명태균]
대통령이 처음 하실 때 '쩍벌'이랑 '도리도리도리', 이거 상당히 큰 콤플렉스였어요.
내가 사람을 기획할 때는, 그 사람을 바라보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의 눈이 돼서 세상을 봐야 돼요. 이해하겠어요?
내가 그 사람을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 입장이 돼서 그 사람 눈으로 판을 봐야 돼.
그래서 내가 우리 윤석열 후보가 '도리도리'를 왜 하느냐, 그분에 대해서 분석을 해보니까 양쪽 눈 시력 차이가 많이 나는 '부동시'더라고요. 그래서 군대를 면제받았고요. 지하철 타고 다니시고, 운전면허증이 없어요.
부동시면 한쪽 눈이 잘 안 보여요. 시각이 좁죠. 그러니까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석열아~' 부르면 다른 사람들은 그냥 보이는데, 이분은 고개를 많이 돌려야 돼요. 부동시 때문에 오는 신체적인 현상인 거예요. 그래서 내가 그거를 말씀드렸어요. 너무 좋아하시데.
그분이 많이 노력하셔서 고치기도 했는데, 내가 언론사에다 "'도리도리' 관련된 거는 장애인 비하 발언이다", 이 프레임을 제 아이디어로 (내서), 그다음부터 '도리도리'가 없어졌어요. 잘 가서 보세요.
대선 초기에, 경선 들어가기 전에, 내가 몇몇 언론에다가도 "그거 장애인 비하 발언이야. 하면 안 돼. 그분이 그것 때문에 군대도 못 가셨는데." 그러니까 (기사가) 없어지데요.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도리도리' 습관 때문에 속을 썩였을 때, "그건 후보님 부동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라고 분석해서 얘기를 해주니까 윤 대통령이 너무 좋아했고, 계속 쏟아지던 '도리도리' 관련 기사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춘 건 "부동시로 인해 생긴 습관인데 이걸 언급하면 장애인 비하다"라고 프레임을 만들어서 자신이 언론사들에 직접 얘기한 효과였다는 겁니다.
명 씨는 이 비화를 들려주며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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