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10.29 이태원 참사가 곧 2주기를 맞이하지만, 아직도 정부가 인파 사고에 적용할 법률상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성회 위원이 행정안전부에 "다중운집 사고 대응 매뉴얼 존재 여부"를 묻자, 행안부는 "현재 다중 운집 인파사고와 관련해 최종 승인된 위기관리 매뉴얼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재작년 이태원 참사 직후 주최자 없이 많은 사람이 몰리는 행사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참사 이틀 만에 윤석열 대통령은 "인파 사고 예방 안전관리 시스템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실제 참사 전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10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찰은 기동대 배치 등 인파 통제 대책을 충분히 세우지 않았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청 근무자들은 근무 위치나 근무 시간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이에 따라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은 '다중운집인파사고'를 사회재난의 한 유형으로 포함시켰습니다. 동시에, 국가적 차원의 '위기관리 표준매뉴얼'과 실제 재난 대응에 필요한 조치를 정한 '위기 대응 실무매뉴얼', 그리고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적용하는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을 작성하고 운용하도록 했습니다.
행안부는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내년 1월,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은 내년 4월,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은 내년 7월까지 차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앞으로 공연장이나 체육시설은 문체부, 공항과 철도는 국토부, 의료기관은 복지부 등 해당 시설을 담당하는 부처가 인파관리를 주관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복지부와 국토부 등 일선 부처는 안전관리 전문인력이 전무하다는 이유로 "일관되고 명확하게 반대한다", "부적절하다"는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회 행안위 김성회 위원은 "참사 2주기가 되기까지 매뉴얼 하나 준비되지 못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처 간 책임을 떠넘기다 시간을 흘려보낸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인파 관련 매뉴얼 여러 종류 가운데 2가지 정도는 완성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중 운집사고에 대한 위기관리 매뉴얼은 없지만 지역 축제 안전관리와 다중 이용시설 위기상황에 대한 매뉴얼은 만들었다는 취지입니다.
이 장관은 또 부처 간 이견에 대해선 "서로 맡지 않으려고 해 저희가 강한 '드라이브'를 건 측면이 없진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안부는 이와 별도로 "매뉴얼 작성 전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배포했다"며 "위기관리 매뉴얼을 기한 내 마련할 수 있도록 각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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