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라인이라는 말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립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이 어쨌든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서 정치를 잘할 수 있게, 그야말로 과거에 육영수 여사께서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시는데, 대통령에 대한 아내로서의 이런 조언 같은 것들을 마치 국정 농단화시키는 것은 그것은 정말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또 우리 문화적으로도 이건 맞지 않는 거라고 저는 보고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이름을 거론하며 경질을 요구할 정도 실체가 명확한 김건희 여사 라인 인사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김 여사의 역할은 단지 대통령을 조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의혹을 축소시킨 겁니다.
김 여사를 옹호하기 위해 육영수 여사도 하던 일이라고 예시를 제시했는데, 이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상황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보수 원로인 윤여준 전 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육영수 여사의 박정희 대통령 내조가 지금까지도 사람들한테 얘기가 되는 것은 자기 분수를 정말 기가 막히게 무섭게 지켰기 때문"이라며 "어디 불쌍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대통령이 관심을 갖게 만들고 좀 도와주고 했지 국정에 대해서 개입한 일은 없다"고 회고했습니다.
김 여사가 인사에 영향을 끼치고 대통령실 참모들의 직보를 받는다는 여권 내 의혹에 대해선 "내조가 아니다. 큰 병폐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또 대통령실이 김 여사 활동을 홍보하는 방식도 과거 영부인들과 다르다고 봤습니다. 군사 정권인 전두환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당시 이순자 여사는 "단 한번도 자신이 보도되지 않은 것을 논평한 바 없고 그래서 공식 일정의 23% 정도만 보도했다"는 겁니다.
육영수 여사를 3년간 보좌했던 김두영 전 청와대비서관은 지난 8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명품백 수수 의혹은, 육 여사라면 상상도 못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늘 청와대에서 손님을 접견하고, 아예 안 된다는 걸 다들 알고 있는 데다가 수준 있는 분들을 만나니 불상사 날 일이 없다"는 겁니다.
특히 인사나 국정과 관련해 육 여사는 "정치 얘기가 나오면 '대통령 하실 일'이라며 한 치도 개입 안 했다"면서, "대통령 비서실에 전화한 건 행사 참석 문의 등 단 두 번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여사를 육영수 여사와 비교한 것에, 여권 내 인식도 부정적입니다.
6선의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어제 오후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육 여사를 빗대서 하신 말씀은 설득력도 없고 적절한 표현은 비교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육 여사는 대통령의 잘못을 비판하고 소록도 봉사를 실천했다"이라며 "이치에 맞지 않는 비교"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김건희 여사 문제는 국정과 인사에 전면 개입하고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라며 "대선 당시 내조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말대로라면 누가 뭐라고 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야당은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명품백 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저 공사 의혹 등 김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넣고,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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