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보도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국정농단' 취재부서인 사회2부 부장으로 재직하며 의도적으로 보도를 지연시키거나 누락시켰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KBS 진실과미래위원회 활동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2018년 작성됐는데, KBS 기자들은 박장범 후보자가 '최순실 국정농단' 초기부터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에 대한 보도를 지연시켰다고 진술했습니다.
2016년 10월 14일 한 사회부 기자는 정유라 씨 의혹에 대해 이화여대 교수협의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해명 간담회를 연다는 온라인 단신을 작성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사건팀장은 "박장범 부장이 수원연수원에 가있던 날이었는데도 전화가 와서 기사 싸인을 넣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부장이 처음에는 기사 요건이 안 된다고 말하다가, 내가 '기사 요건이 안 되는 건 아니니 수정해보겠다'고 하자 '지금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당시 사건팀장은 박 후보자가 "'정유라는 최순실의 딸일 뿐, 사건 본질이 아니다'고 자신 있게 말했고, 그런 워딩보다 더한 워딩도 했다"면서 결국 단신 보도는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장범 후보자가 '태블릿PC'가 진짜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박 후보자가 취재기자들에게 '태블릿 PC'의 진위 논란을 확인해야 보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 기자에게 "야 이게 맞겠어? PC가 가짜일 수 있다, 구체적인 정황이 있는 취재를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는 겁니다.
정작 태블릿PC가 최순실 씨 것으로 보이는 내용은 취재를 막았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박 후보자는 2016년 12월 KBS 사회2부에 최순실 측의 일방적 주장을 상세히 다루는 심층 리포트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다 취재기자가 태블릿 PC를 최 씨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을 단독 취재하자 방송을 취소했다는 겁니다.
당시 박장범 후보자의 지시를 받았던 취재기자들은 "박장범 부장의 지시와 데스킹은 매우 의도적"이라며 "위에서 말도 안 되는 취재와 제작 지시가 내려오면 이를 '킬'하기 위해 취재하러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훈기 의원은 "박장범 후보자는 과거에는 '박근혜-최순실'에게 충성하더니 이번 정권에서는 '윤석열-김건희'로 환승 충성하고 있다"고 비꼬았습니다. 그러면서 "KBS 사장이 될 경우 더 심각한 '보도농단'이 일어날 것"이라고 공영방송 사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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