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밤 PD수첩 <사라진 월급 1조 7,845억 원>에서는 임금 체불의 현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임금 체불을 당한 근로자는 27만 5천여 명. 체불액은 1조 7,84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지난해 10월 6일, H 운수에서 택시 기사로 일해 온 故 방영환 씨가 분신 시도를 한지 열흘 만에 사망했다. 고인은 생전 H 운수 회사 앞에서 임금 체불액 지급과 완전 월급제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해왔다. 유족 측은 회사와 대표가 방 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방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건의 발단은 복직한 故 방영환 씨에게 회사가 내민 근로계약서였다. 방 씨는 유사 사납금 형식의 근로조건이 계약에 포함되어 있어 거절했고,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방 씨에게 직전 근로계약을 적용해 급여를 지급했다. 방 씨는 하루 6시간 40분씩 주 6일 근무(월 소정근로시간)했으나, 2019년에 체결한 근로계약서(1일 3.5시간)에 따라 임금을 받았다. 제작진이 방 씨의 ‘일일 운행 근무일지’와 ‘급여명세서’를 날짜별로 확인해 본 결과, 2023년 1월에 고인이 받은 급여는 기본급과 야간수당을 모두 포함해 100만 632원이었다. 지난해 2월, 방 씨는 최저임금법 위반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했지만 당시 고용노동부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노동부는 1차 진정당시, 취업규칙 변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판례에 따라 결론을 내렸고 2차 고소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변경된 취업규칙을 확보해 그 판단이 달라진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방 씨가 일했던 H 운수는 D 운송그룹의 계열사로, D 그룹은 수도권 내 22개의 택시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D 그룹의 계열사인 S 교통에 근무하는 116명의 택시기사들은 회사를 상대로 임금체불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S 교통 관계자는 “판결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회사가 (기사들에게) 떼먹은 돈이 없어요”라며 입장을 보였다. 故 방영환 씨 사건 이후, 서울시는 D그룹 내 21개 택시회사의 임금지급 실태에 대해 긴급점검을 진행했으며, 임금공제 등 위반사실을 확인하고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수도권에 위치한 W대학교의 설립자 송 씨는 강의 동영상을 제작해, 자신이 차린 업체에 동영상을 넘긴 뒤, 학교에 되파는 방식으로 백억 원이 넘는 수익을 챙겼다. 2015년, 송 씨는 사법처리를 받고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뒤를 이어 송 씨의 배우자가 총장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학교운영방식에 의견을 냈던 교수들은 학교 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 또는 해임 등의 징계를 당했다. 교수들은 징계 무효 결정을 받고 복직하는 일이 반복되며 2022년부터 현재까지 약 20개월 동안 급여를 거의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고의로 교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없으며, 해당 교수들은 본 대학의 설립이념을 훼손하였기에 중징계 대상으로 보며, 대출이 가능하게 되면 즉시 임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월 25일, 학교는 징계대상에 오른 7명의 교수들을 전원 파면 처분했다.PD수첩이 만난 전문가들은 임금 체불이 무엇보다 인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근로자들의 인생의 일부를 빼앗아 버리는 행위로써, 임금 체불을 단순히 채무 불이행 문제가 아니라 근로자의 생계와 가정을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정규 변호사는 “예를 들어 3400만 원의 임금을 청산하지 않았을 때 내가 부담해야 될 게 600만 원의 벌금이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600만 원의 벌금을 내는 선택이 윤리적인 선택은 아니지만 상당히 알뜰한 경제적 선택이 되는 거죠. 법이 그 기능을 못하는 겁니다” 라며 임금체불에 있어 형사처벌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사회
PD수첩팀
[PD수첩] 사라진 월급 1조 7,845억 원‥임금 체불의 현 실태
[PD수첩] 사라진 월급 1조 7,845억 원‥임금 체불의 현 실태
입력 2024-02-06 21:51 |
수정 2024-02-0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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