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인권침해 좌시 않을 것" 카이스트 4456명 대통령실 직격

지난 16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불거진 대통령실 경호처의 과잉경호 논란과 관련해 카이스트 학생과 교직원 등 4천여 명이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과잉대응"이라는 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KAIST 대학원생인권센터와 재학생 및 교직원 4,456명은 "한 석사 졸업생이 인쇄물을 들고 대통령에게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입을 틀어막히고 팔다리를 붙잡혀 끌려나갔다"며 "수여식의 주인공인 졸업생과 그들의 가족, 교수진은 찰나에 일어난 사건을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카이스트의 모든 구성원은 국제조약과 법규,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지적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재한다"며 "학내 및 사회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 및 경호처가 물리력을 행사한 과잉대응 사건은 우리 구성원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이며, 이공계 발전에 이바지하는 많은 카이스트 연구자에게 큰 실망감과 무력감을 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과잉대응 사건에 대해 카이스트 구성원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과연 어떠한 법과 원칙에 근거해 우리의 삶의 터전에서 존엄성과 인권을 위협한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향해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성명에는 오늘 오전 7시 기준 학생 3,731명과 교직원 725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카이스트 학부와 대학원 총학생회도 나란히 성명서를 내며 대통령실의 과잉 경호를 규탄한 가운데, 카이스트 소속 교수들도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카이스트 동문 26명은 오늘 오전 대통령경호처를 대통령경호법 위반, 감금죄, 폭행죄 혐의 등으로 경철청 국가수사본에 고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