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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곽승규

"820만원 공탁‥누구 약올리나?" 재판 열리자마자 분노한 판사

"820만원 공탁‥누구 약올리나?" 재판 열리자마자 분노한 판사
입력 2024-03-15 10:45 | 수정 2024-03-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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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신이 마비된 25살 청년에게 820만 원을 공탁했다니 피해자를 약 올리나."

    어제 오후 제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판사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피고에게 한 말입니다.

    재판부는 "판사도 사람인지라 1심 판결문을 읽고 화가 났다"며 "피고인의 사정이 딱하다고 해도, 피해자는 장래를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고인인 36살 A씨는 2022년 10월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왼쪽에서 진입하던 차량을 들이받았습니다.

    A씨는 술을 마셨을 뿐 아니라 제한속도도 초과한 상태였는데, 이 사고로 피해 차량에 탔던 프로축구팀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선수가 하반신 마비 등의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유 선수는 1년 가까이 재활을 하다 지난해 11월, 25살의 나이에 은퇴했습니다.

    그 직후인 지난 1월, 1심 법원은 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해 2심 재판이 열리게 됐습니다.

    그렇게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을 질타했습니다.

    재판부는 "하반신이 마비된 25살 청년에게 820만 원을 공탁했다니 피해자를 약 올리냐, 조롱하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형사공탁은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법원에 맡기는 제도입니다.

    보통 감형을 위해 형사공탁을 하게 되는데, 유 선수가 입은 심각한 피해를 고려할 때 A씨가 맡긴 금액이 워낙 적다 보니 판사가 꾸짖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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