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2월 경북 경주시의 한 아파트.
A씨는 남편과 상의하에 집에 홈캠을 설치했습니다.
집안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녹음을 하는 기능을 갖춘 장비였습니다.
이후 석 달 뒤인 2020년 5월, A씨는 홈캠에 녹음된 대화를 들었습니다.
거실에서 남편과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누이가 나눈 대화가 녹음된 걸 들은 것입니다.
A씨는 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 대화를 청취하고 그 내용을 누설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자동녹음 기능이 있는 홈캠을 남편의 동의하에 설치했고, 움직임을 인식한 홈캠이 자동으로 녹음했을 뿐 A씨가 녹음울 위해 따로 행동을 한 게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자 검사는 A씨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청취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타인 간의 대화 청취 행위'는 타인 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동시에 이를 청취할 것을 그 요건으로 한다"며 "과거에 완료된 대화의 녹음물을 듣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다시 한 번 검찰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또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된 게 없다"며 A씨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한편 A씨가 남편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위치정보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선고가 유예됐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이 부분은 따로 쟁점으로 다뤄지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사회
곽승규
'홈캠' 녹음된 시댁식구 대화, 제3자에게 전송한 며느리
'홈캠' 녹음된 시댁식구 대화, 제3자에게 전송한 며느리
입력 2024-03-25 11:52 |
수정 2024-03-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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