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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김상훈

"이종섭 출국금지 해제 이례적이지 않다"는 법무부, 전체 통계 물어보자‥ [서초동M본부]

"이종섭 출국금지 해제 이례적이지 않다"는 법무부, 전체 통계 물어보자‥ [서초동M본부]
입력 2024-03-28 12:00 | 수정 2024-03-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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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섭 출국금지 해제 이례적이지 않다"는 법무부, 전체 통계 물어보자‥ [서초동M본부]
    ■ 지난 기사

    지난 주말, "이종섭 출국금지에 대해 법무부가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출국금지가 해제된 과정에 대해 법무부에 질문한 것들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답변이 늦게 왔습니다. 법무부의 답변이 어제 저녁 이메일로 도착해 함께 공유하려 합니다.

    ◎관련기사:
    이종섭 출국금지에 대해 법무부가 말하지 않은 것 [서초동M본부]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582817_36438.html

    앞선 기사를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다시 간략하게, 제 궁금증이 뭔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앞선 기사를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해병대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수사처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전 장관이 이번 달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됐습니다. 출국금지 사실은 뒤늦게 MBC 보도로 지난 6일 확인됐습니다. 이 대사는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짜리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8일 출국금지 결정과 해제의 최종 권한이 있는 법무부는 이 대사의 출국금지를 해제했습니다.

    이틀 뒤 10일 이 대사는 호주로 떠났습니다. 출국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이야기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나타나지 않았고, 호주로 가는 길을 동행한 MBC 취재진의 카메라에만 포착됐습니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하냐며 급히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11일 만에 다시 공관장 회의 등을 이유로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종섭 출국금지 해제 이례적이지 않다"는 법무부, 전체 통계 물어보자‥ [서초동M본부]
    제 궁금증은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대한 것들입니다.

    수사기관의 반대에도 출국금지를 풀어주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법무부는 '수사기관이 반대했지만, 출국금지가 해제된 적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출국금지 이의신청 6건을 받아줬고, 그 중 2건은 이 대사처럼 출국금지 심의위원회를 거쳤다는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이 대사의 사례가 이례적인지 따져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전체 이의신청은 몇 건인지, 수사기관은 모두 검찰인지 경찰인지, 6건은 어떤 사례들인지, 전체 수사 중 출국금지자는 몇 명인지 등 다른 통계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14일 법무부 대변인실에 이렇게 물었습니다.

    Q1. 출국금지 이의신청 관련 최근 5년간 총 몇 건 중 6건을 인용인 것인지
    Q2. 출국금지 이의신청 총 건수의 통계(수사중인지, 재판중인지, 체납인지, 병역법 위반인지) Q3. 인용된 6건 출국금지 해제에 대한 수사기관은 모두 검찰인지
    Q4. 출국금지자 수사기관별 구분 요청(수사, 재판, 체납 등)
    Q5. 전체 출금 요청과 결정 건수


    ■ 이종섭 귀국하자‥법무부가 13일 만에 보내준 '맹탕' 답변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풀어준 경우를 6건으로 뽑아냈으니, 전체 출국금지 이의신청 건수와 해제 건수는 당연히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도 답이 없었습니다. 정리할 자료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3일이 지난 어제 저녁 법무부는 아래와 같은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법무부가 보내온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었습니다.

    MBC 언론취재 요청에 대한 회신

    □ 질문 및 답변
    Q1. 출국금지 이의신청 관련, 최근 5년간 총 몇 건 중 6건 인용인 것인지

    Q2. 출국금지 이의신청 총 건수의 통계(수사중인지, 재판중인지 체납인지, 병역법위반 등인지)
    ○ 6건은 최근 5년(2019년~2023년)간 수사 목적 출국금지에 대한 이의신청이 인용된 사례이며, 다만 전체 이의신청 건수는 제공하기 어려움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Q3. 인용된 6건 수사기관 요청한 출금에서 수사기관이 모두 검찰인지
    ○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하여 검찰, 경찰 등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출국금지를 하고 있습니다.

    Q4. 출국금지 수사기관별 구분 요청(수사, 재판, 체납 등)

    Q5. 전체 출금요청과 결정건수
    ○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출국금지 현황은 별첨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종섭 출국금지 해제 이례적이지 않다"는 법무부, 전체 통계 물어보자‥ [서초동M본부]



    ■ 전체 이의신청 건수 숨겨‥법무부 출국금지 해제 가능성 0.006%

    법무부의 답은 시간끌기 끝에 나온 맹탕으로 보였습니다.

    일단 5년간 법무부가 풀어준 출국금지 6건은 모두 수사 목적인 건 확인했습니다. 다만 재판 중에도 여죄로 수사를 받을 수 있어, 수사기관(경찰, 검찰, 공수처 등)이 출국금지를 신청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법무부는 세부적으로 출국금지자가 수사중인지 재판 중인지 체납이나 병역법을 위반한 건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전체 이의신청 건수를 비공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5년간 100명이 출국금지 이의신청을 법무부에 냈고, 6명이 해제된 거라면 6%꼴로 법무부를 통해 해제가 된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전체 수를 공개하지 않으면 이건 불가능합니다. 비공개 사유조차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숫자들로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사의 출국금지 해제가 이례적인 건지, 또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 피고인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출국금지된 사람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넣으면 해제될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봤습니다.

    위 법무부의 표에서 검찰과 경찰 두 수사기관으로부터 지난 5년간 출국금지된 대상자를 모두 더하면 9만 명입니다. 이 가운데 수사기관의 반대에도 출국금지 이의신청이 해제된 경우는 6건입니다. 검찰 출신 변호사를 취재해보니, 수사기관이 출국금지를 풀어줄 사유가 있다고 생각하면 해제하거나 연장을 안하는 방식으로 출국금지를 풀어줄 수 있습니다. 결국 대부분 이의신청자의 경우 수사기관의 반대 때문에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수사기관으로부터 출국금지된 사람이 지난 5년간 9만 명, 이 가운데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풀어준 경우는 6건. 6을 9만으로 나눠보면 0.006%라는 가능성이 나옵니다. 이 대사의 출국금지가 해제된 올해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종섭 대사의 출국금지 해제를 지난 5년간 통계와 비교하면 그 가능성은 0.006%입니다. 법무부가 추가 통계를 공개하면 언제든 수치를 수정해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으로선 이게 최선입니다.

    ■ 검찰 출국금지 폭증 5년간 3배 늘었다

    이번에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에서 주목할 만한 건 하나 더 있습니다.

    검찰의 출국금지 현황입니다. 2019년 6천6백 건에서 2021년엔 1만 2천 건으로 2배, 2023년 작년엔 1만 9천 건으로 5년간 3배로 늘었습니다. 다른 수사기관인 경찰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폭증입니다. 참고로,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했고,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외교·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나 이 대사의 혐의가 유·무죄인지는 차치하고 보겠습니다. 범죄 혐의가 있는데, 외교나 정치적 사안을 이유로 특혜가 있어선 안됩니다. 또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뿐 아니라 중요 참고인도 출국금지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대사는 매년 수사를 목적으로 출국금지되고 있는 수만 명 가운데 1명의 국민입니다. 검찰의 출국금지가 폭증할 동안 이 대사의 출국금지는 이례적으로 풀린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섭 출국금지 해제 이례적이지 않다"는 법무부, 전체 통계 물어보자‥ [서초동M본부]
    취재하면서 들은 법조인들의 반응을 덧붙이면서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법무부의 추가 자료, 통계, 내지는 자료의 비공개 사유를 기다립니다. 법무부 대변인실의 업무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얼마든 기사로 쓰겠습니다.

    검사 출신 변호사①
    "법무부에서 5년간 풀어준 건수를 보면 엄청 이례적인 것, 안 해준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검사 출신 변호사②
    "제 의뢰인들도 소환 안 하고 출국금지 걸려있는 경우 많습니다. 언제 부를지도 모르면 풀어줘야되는거 아니냐고 검찰에 요청하면 그래도 대부분 안 풀어줍니다. 끝까지 수사하고 있는 중이니 출국금지 못 푼다, 이게 대부분 검찰 현실입니다."

    형사 전문 변호사③
    "법무부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존재여부는 변호사들이 대체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애초에 의뢰인들이 급한 경우 아니면 출국금지 이의신청을 안 하기도 하고, 대부분 사업상 목적으로 하고 싶어하는데 저는 어짜피 인용률도 낮으니, 안 될꺼니까 이의신청 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현직 검사④
    "그간 수사팀 다 해왔던 출국금지 수준 아닌가요? 왜 이종섭한테만 특별대우를 해줘야 하는 건지, 형평성에 안 맞는 거죠. 저도 검사지만 검찰의 과잉수사에 부정적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풀어달라 하면 풀어주는 게 맞죠. 수사도 빨리해주고‥ 다만, 지금까지 그렇게 한 전례도 없고 출국금지를 기본적으로 걸고 해왔고 지금까진 안 풀어줬습니다. 국정농단, 사법농단 수사하면서 풀어준 사람 없거든요, 원칙 문제로만 보면 풀어줄 수 있지만, 형평성의 이야기로 보면 공수처 얘기가 맞는거죠"


    ※ 대검찰청은 보도 이후인 29일 설명자료에서 "검찰 출국금지 통계에는 형사재판, 형 미집행, 벌금 미납 등의 출국금지도 모두 포함된다"이라며 "범죄수사 목적 출국금지에 한정하면, 검찰의 출국금지 건수가 경찰에 비하여 적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감소추세에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다만 법무부는 전체 출국금지 이의신청 건수 등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이종섭 출국금지에 대해 법무부가 말하지 않은 것 [서초동M본부]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582817_36438.html

    "소환 없이 9달 출국금지도 정당"‥김태효도 3년 넘게 출국 못했다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1469_36515.html>

    "트럼프 초청받은 이재용도 출국금지"‥출국금지 현실은?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1470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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