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형제를 상습 폭행한 계모와 이를 묵인하고 같이 학대한 친아버지가 나란히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경기도의 주거지에 초등학생 형제와 함께 살았던 계모 A씨의 학대 행위는 지난 2021년 5월부터 1년 반가량 이어졌습니다.
형제들에게 손찌검을 하기 일쑤였던 A씨는 술에 취해선 둘째 아이를 침대에 눕혀 놓고 코피가 나도록 때린 적도 있었습니다.
첫째가 A씨의 생일선물로 꽃바구니를 사오자, 도리어 "돈을 함부로 쓴다"며 쇠자로 손바닥을 수차례 때리기도 했습니다.
폭행으로 아이들에게 멍이 들면, A씨는 형제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방식으로 학대 흔적을 숨겼습니다.
"밥을 먹을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굶는 일도 많았던 형제, 급기야 A씨는 2022년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는 아이들을 집 밖으로 내쫓기까지 했습니다.
A씨의 잔혹한 학대행위가 이어져도, 친아버지 B씨는 모른 척하거나 심지어 함께 자녀들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사를 통해 확인된 이들 부부의 신체적, 정서적 학대 행위는 23차례에 달했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형제의 연락을 받은 고모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재판부는 18일 계모 A씨에게 징역 4년을, 친부 B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을 명령했습니다.
판결을 맡은 김수정 부장판사는 "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부모가 훈육을 빙자해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피고인들은 부모를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어린 자녀를 학대하고도 피해 아동 문제 때문이었다고 변명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들의 학대 행각을 밝히던 김 판사는 눈시울을 붉히고, 울먹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판사는 앞서 결심공판 때도 "어떻게 자식에게 이렇게 할 수 있는가, 너무 화가 나서 수사기록을 읽을 수가 없었다"며 피고인들을 지탄한 바 있습니다.
사회
이동경
"화나서 수사기록 못 볼 지경"‥계모 꾸짖다 울먹인 판사
"화나서 수사기록 못 볼 지경"‥계모 꾸짖다 울먹인 판사
입력 2024-04-18 17:59 |
수정 2024-04-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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