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른바 거문도 간첩단으로 누명을 쓴 일가족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데 이어,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도 승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는 고 김재민·이포례 부부의 자녀 등 가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 씨 부부에게 각각 13억 9천여만 원 등 이들 일가족에 총 55억 2천5백만 원을 국가가 위자료로 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불법 구금 상태에서 고문·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위법 증거를 토대로 복역해 회복하기 어려운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가족들 역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은 명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소멸 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거문도 간첩단 사건은 1976년 거문도에 살던 김재민 씨 일가 5명이 돈을 받고 북한의 대남공작원들을 도왔다고 몰려 처벌된 사건입니다.
김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7년의 수감생활 중 숨졌고, 아내 이 씨는 7년, 자녀들도 최대 4년의 징역형이 확정돼 형을 살다 만기 출소했습니다.
부부 사망 뒤인 지난 2020년 일가족이 재심을 청구해, 40여 년만인 2022년 5명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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