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 사태를 맞아 정부와 의대 교수들, 환자 단체 등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눴지만, 각자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습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 심포지엄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 정책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례적으로 행사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당국자들은 의사 수 부족과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등을 지적하며 정부의 의료 개혁 방안을 설명했습니다.
강준 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지금이 적기이자 마지막 시기"라며 "합의와 합리성에 근거해 의료개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한숙 복지부 보건정책과장도 "정부는 원칙대로 할 것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를 향해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안덕선 고려의대 명예교수는 "정상적인 정책 수립은 문제 파악과 과학적 근거를 위한 연구와 증거 확보, 연구의 진실성과 타당성 검증 등을 거치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은 이런 과정을 따르지 않았다"며 의료개혁특위가 추진하는 개혁도 1년 만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종훈 고려의대 교수도 "정부안에선 지속 가능한 의료에 대한 청사진을 볼 수 없다"며 "의료계와 단 한 번의 진지한 협의도 하지 않았던 정부가 대화의 제스처를 보이며 전공의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자존감을 짓밟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환자단체에선 이탈 전공의들을 향한 비판이 터져나왔습니다.
안상호 선천성심장병환우회장은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 의료계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 집단행동을 하는 전공의들 때문에 의료가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호소했고,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환자들은 100일간 힘들게 버텨 왔는데 일단 전공의들이 돌아와서 국민들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의사 외의 의료계 종사자 대표로 나온 윤태석 서울대병원 노조 분회장은 매년 수천억 원의 의료 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되는 종합병원들이, 전공의 이탈에 따른 단기적 재정 적자를 이유로 병원 노동자들에 대한 무급 휴직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