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사연'은 송영길 정치조직으로 변질됐나‥'민주당 돈봉투' 재판 중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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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 재판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정치자금과 뇌물 수수 창구로 지목된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의 성격을 두고 검찰과 송 대표 측이 충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심리로 열린 오늘 공판에서 검찰과 송 대표 측은 전 먹사연 부소장을 증인 신문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공소장에 송 대표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인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총 7억 6천300만 원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공익법인인 먹사연이 송 대표로 인해 사적인 외곽 정치 조직으로 변질돼 자금 수수 창구로 활용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조사에서 부소장이 "지금 와서 보면 먹사연이 실질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을 제대로 안 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진술한 것을 그 근거로 봤습니다.

오늘 공판에서 부소장은 당시 진술과는 다른 대답을 했습니다.

부소장은 송 대표 측 변호인이 "장시간 조사에 피로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진술한 것이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습니다.

또 "먹사연이 내 공직 선거에 개입한 적이 없고 당원 자격으로 개별 참여한 것 아니냐"는 송 대표의 질문에도 "네 그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2021년 5월, 송 대표의 당 대표 선출 직후 부소장이 '먹사연 그룹도 당직 인선에서 인사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며 조직 차원의 지분을 요구한 점을 들며 반박했습니다.

또 부소장이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진술했다'는 취지로 답한 건 "검사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검찰은 "증인은 먹사연 부소장이었던 2020년 7월 송 대표의 당 대표 불출마 선언이나 비판 언론보도 반박문을 작성했고 여론조사 비용도 부담한 적이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사 공소 사실을 보면 증인은 의원실에서 월급 받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먹사연에서 월급 받으며 대신했다는 취지"라며 "의원실은 돈을 아끼고 먹사연이 대신 지출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먹사연 통로를 이용하면 정치인에 대한 법인이나 단체 후원이 가능해지게 된 셈"이라며 "실제 여러 증인이 먹사연에 기부하면 법인이나 단체명으로도 기부할 수 있어 이를 고려했다고 증언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늘 증인신문을 두고 "먹사연의 정치활동 여부가 정치자금법 위반 판단의 시발점인데, 부소장이 그 부분을 증언해주는 증인으로서 중요성이 높다"며 "개별적으로 송 대표를 지지한 것인지, 단체의 조직적 성격을 가지고 송 대표를 지원한 것인지에서 차이가 있다"고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