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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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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탈모약 먹고 있어" 임신 알리자 핑계대던 남친 정체

"나 지금‥탈모약 먹고 있어" 임신 알리자 핑계대던 남친 정체
입력 2024-06-19 17:48 | 수정 2024-06-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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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부터 당시 28살이었던 남성 이 모 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기 시작한 A씨.

    둘은 교제 6년 만인 2020년 9월 아이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 씨의 반응이 의외로 차가웠습니다.

    "내가 탈모약을 먹고 있어서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며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고 한 겁니다.

    결국 이 씨의 설득으로 한 차례 임신 중단을 한 A씨는 이듬해 6월 또다시 아이를 가졌습니다.

    그러자 이 씨는 "낳지 말자"며 거듭 강력히 임신 중단을 권유했습니다.

    A씨가 말을 듣지 않자 이 씨는 마음을 바꾼 듯했는데, 어느 날 "임신부는 엽산 영양제를 꼭 먹어야 한다"며 알약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별다른 의심 없이 먹었던 그 약은 알고 보니 임신 중단용 약물이었고, 결국 A씨는 또 아이를 잃게 됐습니다.

    A씨는 그럼에도 그해 12월로 예정돼 있던 결혼식을 계속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이틀 전, 돌연 이 씨가 "코로나에 걸렸다"며 결혼식까지 취소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에야 A씨는 이 씨가 사실 애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교제를 시작했을 당시 이 씨에겐 이미 5년을 사귄 여성이 있었고, 그 여성과 2015년 11월 결혼해 자녀까지 낳은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A씨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되자 불륜사실이 폭로될까 봐 두려워진 이 씨는 "나한테 많은 사진과 영상이 남아있다"며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A씨 신고로 수사를 받고 강제 임신 중단과 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8살 이 씨.

    1심에서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됐는데 2심과 3심을 거쳐 다소 감형된 1년 2개월 형이 확정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잘못을 솔직히 털어놓고 더 이상의 피해를 멈출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는데도 무책임한 선택을 반복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피해자가 받은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나 2심은 이 씨가 초범이고, 선고 직전 법원에 1천5백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을 참작한다며 원심에서 4개월을 감형했습니다.

    감형을 받고도 이 씨는 불복한다며 상고했고, A씨 역시 계속 엄벌을 탄원했는데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형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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