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 씨가 기획사 자금 등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친형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섰습니다.
서울고법에서 열린 박 씨 친형 부부의 항소심 2차 공판에 비공개 통로로 출석한 박 씨는 증인석에서 "1심 판결이 부당하다 생각해 증언을 꼭 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심 때 광범위한 자료를 보여드렸더니 친형 측 변호인이 본질이 아닌 사생활이나 과거를 언급해 언론에 많이 보도됐다"며 "재판의 본질인 횡령은 경제 사건인데 본질이 왜곡된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박 씨는 "너무나 억울했던 점은 30년간 법인의 매출 100%를 제가 일으켰다"며 "다른 소속사로 가도 되지만, 가족이고 정말 사랑하고 신뢰했기 때문에 동업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가족회사'라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해서 제 자산을 마음대로 유용한 것을 1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걸 보고 원통함을 느꼈다"고 호소했습니다.
박 씨는 또, "제가 형에게 의지한 것도 잘못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며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한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재판이 정말 힘들지만 바로잡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박 씨는 증인 출석에 앞서 재판부에 친형 부부가 자신을 볼 수 없도록 칸막이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친형 부부와 마주하게 됐습니다.
앞서 1심에서 박 씨의 친형은 2011년부터 10년간 동생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박 씨의 개인 자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형수 이 모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판결을 두고 박수홍 씨 측은 "친형의 횡령 부분 상당수가 인정되지 않았고, 형수의 무죄도 부당하다"며 검찰에 항소 의견을 밝혔습니다.
사회
곽동건
"형 부부 시선에서 가려달라"‥'칸막이 요청' 박수홍 증언
"형 부부 시선에서 가려달라"‥'칸막이 요청' 박수홍 증언
입력 2024-07-10 17:38 |
수정 2024-07-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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