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민주화운동이다"‥이진숙은 왜 이 말이 어려웠나

5.18 민주화운동을 묻는 질문에, 자신의 견해 대신 정부의 입장을 앞세워 답변했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둘째 날인 오늘도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국법'을 내세웠습니다.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5.18은 민주화운동이란 국법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5.18 폄훼 인사로부터 고액의 후원을 받았고, '5.18 북한 개입설'을 수차례 주장했던 도태우 변호사를 공개 지지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광주시민들을 '홍어족'으로 비하한 SNS 글에 '좋아요'를 누른 이력도 논란이 됐는데, 어제 청문회에선 "'좋아요 연좌제'가 있는지 몰랐다"며, "'손가락 운동'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고 비아냥대기도 했습니다.

오늘 참고인으로 출석한 원순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은 재차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원 이사장은 5.18 당시 전남대 농과대학 학생회장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가 구속됐던 인물입니다.

그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사람이 장관급의 고위공직을 맡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순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방통위원장을 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역사가 없는 국민이 어딨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진숙 위원장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거듭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이어, 원 이사장까지 공개 비판에 나서자 이 후보자는 그제서야 '정부'나 '법률'을 언급하지 않고 "5.18은 민주화 운동"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조인철/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
"5.18이 어떤 성격입니까,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세요."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민주화 운동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조인철/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
"기록돼있습니까? 아니면 운동입니까?"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운동입니다."

다만 이 후보자는 당초부터 같은 입장이었다며, 특별법을 준수하고 5.18 정신을 헌법에 보장해야 한다고 답변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광주시민 비하글에 '공감'을 표시한 것도 무의식적 행동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저는 그 표현 아주 혐오합니다. 한 번도 제가 제 일생동안 사용한 적 없습니다. 그런 표현 쓰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그냥 지인의 글을 무심코 누른 겁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5.18 관련 논란들은 의도하지 않은 행동들이었다며, 야당의 사과 요구엔 응하지 않았습니다.

또 해당 사건들은 자신이 공인이 아니라 '자연인'일 때 벌어진 일이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