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교회에서 여고생을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합창단장과 신도들이 "피해자를 헌신적으로 돌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인천지법에서 열린 '교회 여고생 학대사건'의 두 번째 공판에서 피고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변호인은 "유전적 정신질환을 앓던 피해자가 부친이 숨지고 난 충격으로 상태가 악화됐다"며 형편이 어려웠던 모친도 피해자를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합창단장은 바쁜 와중에도 딱한 사정을 듣고 피해자를 돌봐주도록 부탁한 것"이라며 "피고인들이 교회 2층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헌신적으로 돌보다가 사망한 게 이 사건의 실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병원 대신 교회에서 지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모친이 피해자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병상이 없거나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이상 증세를 보일 때 손과 발을 결박한 사실을 모두 부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피해자가 심한 발작 증세를 보일 때 더 큰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던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자해를 하는 피해자를 막기 위해 묶었다고 하지만,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증세를 보이는데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박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해당 교회 합창단장과 신도 등 3명을 구속 기소했으며, 피해자의 어머니도 정신질환을 앓는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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