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수상 대중교통, '리버버스' 건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선박 8척 중 6척을 제조하는 조선사에 대해 "제작 능력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 내부 보고서가 확인됐습니다.
이영실 서울시의원이 리버버스 운영사인 'SH공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SH와 공동 운영사인 '이크루즈'는 지난 6월 7일 리버버스 제조업체인 A중공업에 대한 조사 후 보고서에 "생산 공정 진행도는 거의 '0'에 가깝다"며 "조선소 현장에 알루미늄 합판이 이용되지 않은 채로 쌓여만 있다"고 적었습니다.
또, "외부 요인을 핑계 요소로, 작업 지연 가능성이 매우 높게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A중공업에 대해 "자체적인 제작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리버버스는 길이 35m, 폭 9.5m 크기의 150톤급 선박으로, 서울시가 당초 올해 10월부터 한강에 띄워 운영하겠다고 밝힌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입니다. 앞서 리버버스 운영사는 <올해 3월 28일> A중공업과 리버버스 6척에 대한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총 계약금액은 171억 6천만 원이며, 계약 당일인 3월 28일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해 10월 2일> 선박을 인도하겠다는 조건입니다.
그런데 A중공업의 사업자등록을 확인해보니, 설립일이 <지난해 12월 27일> 입니다. <올해 3월 28일> 계약 시점에 전년도 수주 실적이 없는 겁니다.
심지어 이 회사 직원들 중 '4대 보험' 가입이 가장 빠른 5명의 '4대보험 자격취득일'은 <올해 4월 5일>로 확인됐습니다.
4대보험의 자격 취득일은 직원의 입사일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그러니까 계약 시점엔 A중공업에 직원도 없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리버버스 운영사는 수주 실적이 없고, 계약 당시 직원도 없었던 걸로 보이는 자본금 3억 5천만 원 조선사와 171억 6천만짜리 리버버스 계약을 체결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리버버스 사업을 발표한 서울시는 '선박제조업체 선정 과정은 운영사가 했기 때문에 자세한 선정 근거는 운영사에 문의하라'고 설명했습니다.
운영사에 업체 선정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공동 운영사인 SH공사는 '조선사 45곳에 대한 검토를 했는데, 10월 초까지 리버버스 6척을 건조할 수 있다고 답변한 업체가 두 곳뿐이었고, 그중 A중공업의 건조 단가가 더 저렴해 선정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 45곳 중 43곳의 조선사가 '10월 초 인도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던 점 ▲ 선정된 A업체의 수주 실적이 없고 ▲ 계약 당시 직원 채용도 이뤄지지 않았던 걸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서울시의 '10월 운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운영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부실 계약을 맺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서울시는 올해 8월 기자설명회를 통해 리버버스의 정식 명칭을 '한강버스'로 소개하면서, 운항을 내년 3월로 미루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사회
이문현
[단독] 서울시 리버버스, 직원 없는 조선소와 계약?‥4개월 뒤 "제작 능력 의심" 보고
[단독] 서울시 리버버스, 직원 없는 조선소와 계약?‥4개월 뒤 "제작 능력 의심" 보고
입력 2024-08-29 10:00 |
수정 2024-08-2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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