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공익 제보한 방심위 직원 3명이 신원을 공개하고 류 위원장 수사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민원사주 의혹을 최초 제보한 방심위 지경규 방송심의국 지상파방송팀 차장, 탁동삼 명예훼손분쟁조정팀 연구위원,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지부장은 오늘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 차장은 "2023년 9월 4일부터 뉴스타파 인용 보도 관련된 민원이 방심위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 "확인 결과 일부 민원 내용이 유사하다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9월 5일 이후에 류희림 씨의 쌍둥이 동생과 아들이 민원을 넣었다는 사실을 동료 직원들로부터 듣게 됐다"면서 "이후 이메일 정보로 구글링을 해본 결과 류씨와 사적 이해관계자들이 민원을 넣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업무경험상 보지 못했던 경우에 해당했다"며 "민원신청의 배후에 조직적 역할이 없었다면 이런 현상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지 차장은 "내부 자정 조치를 기대했지만 이해 충돌 방지 담당관이 속한 감사실에선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며 "류 씨의 사적 이해관계자 민원에 근거한 뉴스타파 인용 보도에 대한 과잉 심의로 훼손된 공신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해 류 씨를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으로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공익 제보 이후 팀장에서 좌천돼 연구위원이 된 탁동삼 연구원도, 인터넷과 SNS 검색을 통해 류 위원장의 가족, 전 직장 동료, 동생이 운영하는 단체 소속 직원 등의 민원인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탁 연구원은 "이렇게 한두 명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엮인 다수의 인원들이 있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이었다"면서 "월급을 받아서 가족을 건사하는 직업인으로서 위원장의 비리를 알린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두려움을 넘을 수 있게 해준 것은 심의기구의 일원으로서 가져온 직업적인 양심, 그리고 동료와 회사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었다"며 "저희 회사는 무엇보다 정당한 원칙과 절차에 기반하여 운영되어야 한다고 믿었다"고 공익 신고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결과로 남은 것은 국민권익위원회의 방심위 셀프조사 송부와 경찰의 개인정보 유출 수사, 그리고 2번에 걸친 압수수색"이라며 "경찰은 공익 신고자인 저와 지경규 차장에 그치지 않고 공익 신고에 도움을 준 정황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직원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압수수색하고 겁박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탁 연구원은 "민원사주가 일어난 지도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권익위와 경찰의 수사는 미진하다"며 "오늘 신분을 드러내는 이유는 국회의 국정감사와, 앞으로 생길 수 있는 국정 조사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지금이라는 간절한 생각 때문"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공익신고자로서 당당히 신분을 밝히고 조사에 임하겠다"며 "류희림 씨에 대해서도 동등하게 수사하고 조사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김준희 지부장도 "방송 심의 시스템의 붕괴, 공익신고 시스템의 붕괴,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신뢰의 붕괴, 이 모든 부조리들을 목격하면서 저희는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며 "민원 사주 범죄자가 적반하장으로 공익신고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권익위와 경찰은 권력의 시녀가 되어서 진짜 범죄자를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류희림 씨에게 묻는다"면서 "가족과 지인들의 민원에 관여했지 않느냐, 국민 앞에서 당당하게 해명하지 못한다면 공직자 자격이 없다, 지금이라도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회
이혜리
'민원사주' 공익제보자들 얼굴 공개‥"류희림, 더이상 숨지 말고 조사받아야"
'민원사주' 공익제보자들 얼굴 공개‥"류희림, 더이상 숨지 말고 조사받아야"
입력 2024-09-25 15:14 |
수정 2024-09-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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