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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곽동건

"에어컨 전선 좀 보셔야 돼요" 수리기사 경고 무시했다가..

"에어컨 전선 좀 보셔야 돼요" 수리기사 경고 무시했다가..
입력 2024-10-08 16:19 | 수정 2024-10-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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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는 810호의 벽걸이형 에어컨에서 전기 배선이 과열돼 시작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호텔 건물주는 준공 후 14년 만인 지난 2018년 에어컨 교체 공사를 했는데, 영업에 지장이 생긴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배선 교체 대신 기존의 노후 전선을 계속 사용했습니다.

    낡은 배선을 그대로 둔 채 새 전선을 연결하면서 절연 테이프로만 마감을 한 겁니다.

    하지만 기준에 따르면 에어컨 전선은 하나의 전선을 사용하는 게 원칙이고, 불가피하게 두 전선을 이을 때는 접촉 저항을 최소화할 각종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호텔 관계자들은 이후에도 에어컨 수리기사 등에게 전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또, 자동으로 문이 닫히게 하는 '도어 클로저'가 설치되지 않아 불이 난 810호 객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비상구 방화문도 환기를 이유로 생수병 묶음 등으로 고정해 열어뒀던 게 화재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화재 직후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호텔 매니저는 화재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경보기부터 끈 탓에 대피가 상당히 지연됐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상과 소방법 위반, 건축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건물주와 건물주 딸인 호텔 운영자, 호텔 매니저 등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투숙객들이 뛰어내리자 뒤집히면서 2명의 사망을 초래했던 에어매트 설치와 관련해선 소방당국에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해당 장소는 경사가 져 있고 굴곡이 있어 애초에 매트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매트 설치에 관한 체계적인 매뉴얼이 없었던 데다 인력도 부족해 사망 책임을 소방관들에게 돌릴 수는 없다는 겁니다.

    대신 경찰은 구조 장비의 운용상 개선점에 대한 조사 결과를 소방당국에 통보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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