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는 오늘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백척간두의 절박한 심정으로 협의체에 참여해 전문가 단체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단체는 "그동안 진행돼 온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올바른 의료를 하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충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국민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때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인한 의료의 붕괴를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협의체 참여의 원칙으로 '의대생들의 휴학계 허가'와 '2025년 및 2026년 의대 입학정원 논의',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 등 현안들이 진정성 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MBC와의 통화에서 "다음 달로 다가온 수능 시험 일정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하면서 "버티기만 해서는 내년도 의대 정원을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되든 안 되든 일단 협의체에 들어가 논의해 봐야 된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은 '정부 측과의 물밑 대화에서 모종의 태도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엔 "그게 없기 때문에 여야와 힘을 합쳐 의견을 내려 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회장은 학회 임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며 "부디 이번 결정을 통해 의정 사태 해결의 한 알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의료계 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내일 정기회의에서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할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측은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는 대한의학회와 의대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의대협회가 움직인 것이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다른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정해진 방침은 없다"면서도 "비대위는 지금 상태로는 안 된다고 계속 이야기해왔다"며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쳤습니다.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현시점에서 협의체에 참여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두 단체의 결정을 존중하고, 부디 의료계 전체의 의견이 잘 표명될 수 있도록 신중함을 기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여당은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를 환영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협의체를 통해 수련환경개선 등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의료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다른 의료계 단체들도 참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협의체 참여를 환영하며 향후 대화에 적극 임하겠다"고 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글을 올려 "국민의 건강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의료계의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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