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친족의 동의를 받지 않고 조상의 유골을 꺼내 화장했다면 유골을 함부로 훼손한 죄가 인정돼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지난 2020년 7월 천안의 한 임야에 있는 장지를 매도하면서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합장 분묘를 발굴하고 유골을 추모 공원에서 화장해 유골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정모 씨와 70대 장모 씨에게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모자관계인 두 사람이 장지를 타인에게 매도하는 과정에서 민법상 제사 주재자인 사촌 형제 등 다른 자손들의 동의 없이 정씨의 증조부모와 조부모, 삼촌 등이 매장돼 있는 묘를 발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의 쟁점은 두 사람의 행위를 유골 손괴로 보고 처벌할 수 있는지였고, 1심 법원은 이들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에서는 "적법한 장사의 방법인 화장 절차를 따랐다"며 유골손괴죄는 적용할 수 없다고 보고 분묘발굴죄만 인정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씩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함부로 유골의 물리적 형상을 변경하는 등으로 훼손하는 것은 사자에 대한 경애·추모 등 사회적 풍속으로서의 종교적 감정 또는 종교적 평온을 해치는 손괴에 해당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해 돌려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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