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꾀병 아닌가" 살인범 주장에 판사 '일침'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20대 남성 A 씨가 법정에서 조현병 병력을 주장하자 판사가 꾀병이 아니냐며 꾸짖었습니다.

어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A 씨에 대한 결심 공판.

A 씨는 지난 6월 7일 밤 11시 반쯤, 사귄 지 3주 만에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경기 하남시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심신 미약을 주장하고 계획적 살해도 부인하고 있어 범행을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해자의 유족 역시 "피해자가 누렸어야 할 평범한 일상을 가해자가 교도소에서 누리고 있는 현실이 끔찍하다"며 엄벌과 신상공개를 호소했습니다.

반면 A 씨는 "조현병을 앓은 전력이 있고 범행 당시 정신병 약을 먹지 않았다"며 심신미약에 의한 범행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정상적인 일반인처럼 행동하고 싶어 일주일 정도 약을 끊었다가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A 씨는 또 심문 과정에서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 자신의 IQ가 60대로 나왔다며 인지기능이 지적장애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들은 재판장은 "이게 피해자와 유족한테 사죄하는 태도냐"며 "고인이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변명하는 태도로 보인다"고 질타했습니다.

또 A 씨가 정신병력을 강조한 걸 두고도 "피고인은 일상생활 능력이 상실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꾀병 가능성이 시사된다는 정신감정 결과도 나온 사실은 모르냐"고 꾸짖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고, 검찰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중대한 범행을 저질렀기에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전자발찌 부착 명령 30년도 청구했습니다.

A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1일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