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서 女군무원과 말다툼 끝에‥용의자 장교 "격분했다"

화천 북한강에 훼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현역 장교 30대 A씨.

용의자로 지목돼 긴급체포될 때부터 순순히 혐의를 시인한 A씨 진술로 사건의 전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A씨/피의자]
(왜 살해하셨나요? 어떤 관계 되시나요?) "…"

30대 후반 현역 군인인 A씨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의 중령 진급 예정자로,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는 지난달 말까지 경기도 과천에 있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33살 여성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에 세워진 자기 차 안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혐의를 모두 시인하면서도 "다투다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A씨는 당일 밤 9시쯤 시신을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한 공사장으로 옮겨 훼손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시신을 심각하게 훼손한 A씨가 유기 장소로 택한 곳은 10여 년 전 자신의 근무지였던 강원 화천군이었습니다.

A씨는 이튿날 밤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변에서 피해자 시신과 함께 범행 도구 등을 유기했습니다.

A씨는 훼손된 시신을 봉투에 담아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돌덩이를 넣었지만, 며칠 뒤인 지난 2일, 북한강에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민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며 친하게 지내왔지만, 최근 갈등이 있었던 걸로 추정된다"며 "자세한 범행동기는 추가 수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추가 수색과 함께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