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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나단 씨가 병무청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기각 결정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나 씨는 지난 2020년 10월 "사회주의자로서 자본가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국가의 폭력기구인 군대라는 조직에 입영할 수 없다"며 대체역 편입 신청을 했습니다.
36개월간 법무부 교정시설에서 합숙 복무하면서 병간호, 환경미화, 시설보수 등 업무를 하는 것으로 병역을 대체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병무청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나 씨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나 씨가 모든 폭력과 전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체, 목적, 방법에 반대하기 때문에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특히 나 씨가 4·3 사건과 5·18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사건을 양심 형성 계기로 언급하며 군대 등 '국가 폭력기구'에 가담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설명하면서도, 교정 시설 대체 복무는 수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나 씨는 판결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2심 재판부에 이어 대법원까지 심사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병역 거부자들을 돕는 시민단체 '전쟁 없는 세상'은 이 판결에 "양심을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고 기계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양심의 자유에 대한 인식과 논의를 매우 후퇴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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