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만 먹어! 10kg 찐다" 병역기피 '식단표' 짜줬다가‥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인위적으로 살을 찌운 2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법원이 이 남성에게 식단표를 짜준 지인도 '방조죄'로 함께 처벌했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서보민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6살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병역법 위반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26살 지인 B씨에게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 2017년 10월 병역판정검사에서 2급 판정을 받아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되자, 각종 사유로 입영을 연기하면서 병역 기피를 위해 살을 찌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키 169cm인 A씨는 몸무게를 105kg까지 찌워 재검을 받았고, 이듬해 두 차례 불시 재측정에서도 체중 102kg을 유지하며 최종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인 B씨는 "1개월에 4kg을 찌울 수 있으니 2개월 반만에는 몸무게 10kg을 늘릴 수 있다"면서 A씨에게 식단을 짜주고, "사회복무요원이 됐을 때의 이득을 생각하라"며 A씨의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적극적으로 동기를 부여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B씨는 재판에서 "A씨가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을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며 방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정신적 방조 행위에 해당한다'며 B씨도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서보민 판사는 "피고인 A씨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들이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