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가스라이팅해 26억 갈취한 방송작가‥대법 "피해액 다시 판단해야"

유명 남성그룹 출신 가수를 가스라이팅해 거액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작가가 항소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습니다.

대법원 2부는 지난달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방송작가에게 징역 9년과 추징금 26억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작가는 오랜 지인이었던 피해 가수가 강제추행 혐의로 송치되자 "검찰에 인맥이 있으니 무혐의 처분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16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가는 검사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같은 해 12월, 검찰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사실이 보도되자, 작가는 "돈 받은 검사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처분을 번복하려 한다"며 돈을 추가로 요구했습니다.

피해 가수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은행 통장과 비밀번호, 보안카드까지 작가에게 넘겼습니다.

26개월 동안 총 26억여 원을 건넨 뒤에야 자신이 속은 것을 깨달은 피해 가수는 작가를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해 7월 작가를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작가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해 징역 9년에 추징금 26억여 원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액 가운데 일부에 대해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서울고법에 정확한 피해 규모를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